[SOH]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밝힌 ‘미국의 빅테크를 규제하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는 유럽이 아닌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정보기술(IT) 기업을 공격하는 국가들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디지털세, 법률, 규칙, 규제를 시행하는 모든 국가에 경고한다. 차별적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추가 관세와 수출 제한을 시행할 것”고 밝혔다.
이 글에선 특정 국가가 지목되지 않았지만, 당시 디지털서비스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던 유럽연합(EU)은 자신들을 향한 글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글은 EU가 아니라 “한국에 보낸 경고였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또 다른 세 명의 백악관 관계자도 “트럼프 행정부는 EU와 비슷한 법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도입하려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 튀르키예, 브라질 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EU를 추종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에 한국을, 압박을 가해서라도 온플법 추진을 중단시켜야 하는 시금석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한국에서 운영되는 대형 기술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차단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된 예비 무역협정에 대한 공동 성명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미한 양자회담이 화기애애한 가운데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해 왔지만, 공동 성명이 없었던 것은 한국 정부가 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기사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게시물은 유럽연합의 접근 방식을 따르지 말라는, 디지털 무역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검토하는 한국과 다른 국가들에게 보내는 경고였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물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EU는 즉각 반박하며 자국 내 경제 활동을 감독하는 것이 "주권적 권리"라고 선언했다.
■ 말 많은 온플법
온플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다. ‘사전지정제’를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매출, 거래액, 시장점유율 등을 토대로 시장지배적 플랫폼 업체를 사전에 지정해 국내외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과 독과점 폐해에 빠르게 대응하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안의 경우 평균 시가총액 또는 이에 준하는 공정시장가치가 15조 원 이상 △연평균 매출액 3조 원 이상 △월평균 플랫폼 이용자 수 1000만 명 이상인 사업자 등을 규제 대상으로 한다. 구글, 메타, 애플 등 해외 플랫폼과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해당된다.
온플법은 국내에서도 여러 측면에서 분명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첫째, 시장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는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등 플랫폼 시장 규제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유럽의 상황과 다르다. 유럽은 미국 빅테크 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라 규제가 유럽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국내 온라인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고 있기에 규제는 오히려 독이 된다.
둘째, 국내 온라인플랫폼 사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매출액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 플랫폼을 설정한다. 그러나 해외 온라인플랫폼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위치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 급성장한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의 경우 한국 내 매출액이 최소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아 규제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기업만이 규제의 대상이 되어 경쟁력을 잃는 결과를 낳는다.
셋째, 규제는 오히려 독점을 유도할 수 있다. 즉, 규제가 자유로운 경쟁을 막아 오히려 기득권을 보호하는 역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거액의 과징금을 낼 여력이 있지만 성장 중인 스타트업은 이에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플랫폼 규제를 강화할 경우, 국내 유통산업의 성장성이 저해되고 결국 피해는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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