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篇)이 전하는 여름철 인체의 가장 큰 특징은 '외열내한(外熱內寒)'이다. 해당 문헌에 따르면, 여름에는 모든 양기(陽氣)가 피부 등 겉으로 몰려 발산되므로, 인체의 뱃속은 오히려 음기(陰氣)가 가득하여 차가워진다.
따라서 무더위 속 심장의 열(火)을 식히면서도 찬 음식으로 속이 상하지 않도록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식료법(食療法)이 필수적이다. 동의보감이 전하는 여름 과일의 특성과 효능을 소개한다.
■ 수박(西瓜), 화(火)를 진정시키고 열독(熱毒) 배출
수박은 성질이 대단히 차고(대한, 大寒), 맛은 달며(甘), 독이 없다.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수박을 서과(西瓜)라 부르며, 한여름에 더위를 먹어 몸에 열이 나고 답답해하는 중서(中暑) 증상을 치료한다고 기록했다. 속이 붉은색(火)을 띠는 수박은 여름철 과도한 화 기운으로 인해 심장과 위장에 가득 찬 열과 갈증을 진정시키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여(이뇨), 열독을 몸 밖으로 빼내는 데 탁월한 오행의 대표 과일이다.
■ 참외(甛瓜), 비위(소화기)의 열(熱)을 진정
참외 역시 성질이 차고(寒), 맛은 달며(甘), 독이 없다. 오행에서 황색(노란색)은 토(土)에 속하며 인체의 비위(소화기계)를 상징한다. 《동의보감》은 참외가 뱃속에 기가 뭉친 적취(積聚)를 깨뜨리고, 삼초(三焦)의 기를 잘 통하게 하며, 소변을 원활히 배출시켜 준다고 전한다. 참외의 노란 빛깔과 단맛은 여름철 더위로 상하기 쉬운 소화기(土)의 열을 식혀 장을 편안하게 돕는다. 단, 성질이 차므로 과식하면 음기를 더해 배가 아플 수 있다.
■ 복숭아(桃子), 냉한 체내를 보(補)하는 약선(藥膳)
복숭아는 성질이 따뜻하고(溫), 맛은 시고 단맛(酸甘)이 섞여 있으며, 독이 없다. 복숭아는 오행 중 금(金, 폐)과 토(土, 위장)의 기운을 지닌다. 여름 과일 중 드물게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은 복숭아가 여위고 피로한 것을 보(補)하고, 안색을 좋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고 전한다. 에어컨 바람이나 찬 음식으로 인해 뱃속이 냉해지는 '외열내한' 상태에서 위장과 소화기를 따뜻하게 보호하는 훌륭한 여름철 약선(藥膳)이 된다.
■ 포도(葡萄), 수생목(水生木)의 원리로 기력 충전
포도는 성질이 평(平)하고(따뜻하다고도 함), 맛은 달고 시며(甘酸), 독이 없다. 포도의 검보라색은 오행 중 수(水, 신장)를, 신맛은 목(木, 간)을 뜻하여 '수생목'의 원리로 간과 신장을 보(補)한다. 《동의보감》은 포도가 기혈을 돋우고 태아를 편안하게 하며,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허기를 달래며 몸을 튼튼하게 한다고 전한다. 무더위로 인해 땀과 함께 기력이 밖으로 과도하게 새어나갈 때, 기운을 안으로 수렴하고 체내 진액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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