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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는 제 힘만 믿고 정법을 업신여기고 오공이 요괴를 의롭게 해치우다 (1)-77화

편집부  |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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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국왕은 오공에게 용을 부르고 천신은 부리는 법력이 있음을 알고 관문첩에 보인을 찍어 삼장에게 주며 그들을 보내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세 도사는 황급히 금란전에 올라 국왕 앞에 엎드렸습니다.



호력대선 :“폐하, 저희들이 이 나라에 와 사직을 돕고 나라를 지켜 백성들을 편안케 해온지도 어언 20년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 중이 법력을 부려 공을 가로채고 저희들의 명예를 훼손시켰습니다. 관문첩은 잠시 놓아 두시고 저 중놈들과 다시 한 번 법력을 겨뤄보도록 해주십시오.”
국왕 :“국사! 저 중들과 어떻게 법력을 겨룬다는 거요?”
호력대선 :“저는 저 중과 좌선을 겨뤄보렵니다.”
국왕 :“저 중은 선문 출신이라 선기에 아주 익숙할 터, 그런 자와 어찌 비기겠단 말이오?”
호력대선 :“이 참선은 ‘운제현성’으로 탁상을 50개씩 쌓아 참선대를 만든 뒤 그 위에 아무런 도구도 사용치 않고 구름 한 송이를 타고 올라가 정해진 시간 안에는 절대로 움직여선 안되는 것입니다.”
국왕 :“그대들도 들었겠지? 운제현성 참선법을 할 수 있겠는가?”
팔계 :“형, 왜 대답을 하지 않는 거야?”
오공 :“솔직히 난 하늘에 오르고 땅에 내리고 바다를 휘젓는 것쯤은 뭐든 할 수 있고, 목을 베고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낸대도 견뎌낼 수 있지만 참선만은 어렵겠다. 내 어디 그런 참을성이 있어야 말이지? 난 꼼짝 않고 앉아 있다는 건 생각도 못할 일이지.”
삼장 :“좌선이라면 내가 할 수 있겠구나.”
오공 :“하하하, 그렇다면 정말 잘됐군요. 스승님은 얼마동안이나 꼼짝 않고 앉아 계실 수 있습니까?”
삼장 :“난 어릴 적 선승 한 분을 만나 생명의 근본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정신을 모으는 데 있다는 도를 강술 받았는지라 생사의 고비에서도 2.3년은 너끈히 앉아 있을 수 있지.”
오공 :“문제없습니다. 기껏해야 두세 시간 뒷면 도로 내려오시게 될 겝니다.”
삼장 :“그렇지만 오공아. 난 저 위로 올라갈 수가 없구나.”
오공 :“그런 것쯤은 이 오공이 도와드릴 테니 걱정 마시고 먼저 대답이나 해 놓으십시오.”
국왕의 어명으로 선대가 세워지니 호력대선은 몸을 솟구쳐 한 조각구름을 타고 서쪽 선대위에 올라가 앉았습니다. 오공은 터럭 한 가닥을 뽑아 가짜 오공을 만들어 팔계와 오정의 옆에 세워두고 자신은 상서로운 구름이 되어 삼장을 공중으로 떠받들어 동쪽 선대위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런 다음 구름을 거두고 한 마리의 사마귀가 되어 팔계의 귀 위에 날아가 앉았습니다.
오공 :“얘 팔계야. 너 스승님을 잘 살피고 있도록 해라. 가짜인 내게 말 걸어선 안 된다. 알겠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선대위에서 오래도록 승부가 나지 않자, 녹력대선이 짧은 머리카락 하날 뽑아 손가락으로 내 튕기니, 곧장 삼장의 머리 위로 날아가 한 마리 큰 빈대가 되어 삼장을 물었습니다. 점차 가렵다 못해 아프기까지 한 삼장은 목을 잔뜩 움츠리고 옷깃으로 가려운 곳을 비벼댔습니다.
팔계 ;“아이쿠, 큰일났구먼. 스승님이 몸을 움직이고 계시잖아.”
오정 :“두통이라도 생기신 걸까?”
오공 :“스승님은 성실한 군자신데, 좌선을 한다고 하신 이상 해내실 것이다. 잠자코 가만있어라. 내 가서 알아보고 올 테니.”
오공이 휙 날아가 삼장머리위에 올라가 보니 빈대 한 마리가 삼장의 목덜미를 물어뜯고 있었습니다. 오공은 급히 그 빈대를 잡아 죽이고 삼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었습니다.
오공 :“까까머리 중 머리에 이 한 마리도 붙어있기 어려운데 빈대 같은 벌레가 있을 수 있담? 아마도 저 도사가 잔재주를 부린 게 틀림없어. 그렇지, 내 이리 기다리고만 있을 게 아니라 내가 한번 저놈을 골려줘야겠구나.”
오공은 일곱 치가량 되는 큼직한 지네로 둔갑해 호력대선의 코허리로 기어 올라가 한입 따끔하게 물어뜯었습니다. 그러자 호력대선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기우뚱거린 뒤 그대로 단 아래로 떨어져버렸습니다.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 한 것을 다행히 많은 관원들이 옆에 있다 부축해 일으켰습니다. 국왕은 삼장이 승리하자 관문첩을 주어 놓아 보내려 하였으나 이번엔 녹력대선이 나섰습니다. 
녹력대선 :“폐하. 사형께선 워낙 풍증이 조금 있었는데 높은 곳에 올라가 하늬바람을 쐬자 병이 도진 것 같사옵니다. 그러니 이번엔 제가 저 중과 격판시매의 술법을 겨뤄보겠습니다.”
국왕 :“격판시매란 또 무엇이오?”
녹력대선 :“판자 너머로 그 속에 든 물건을 알아맞히는 것인데, 만일 저 중이 맞힌다면 그때 놓아주셔도 늦지 않사옵니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 죄를 다스려 우리 형제들의 원수를 갚아주시고, 20년 동안 나라를 지켜온 저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 말을 받아들인 국왕은 붉은 칠을 한 상자 속에 왕비로 하여금 보물을 하나 감추게 한 뒤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삼장 :“제자들아, 저 속에 든 물건을 내가 어찌 알겠느냐?”
오공 :“스승님. 안심하십시오. 제가 잠시 저 상자 속에 들어가 보고 오겠습니다.”
오공이 사마귀로 변해 상자 틈 속으로 들어가 보니, 붉은 칠을 한 쟁반 위에 산하사직 저고리와 건곤지리 치마가 놓여 있었습니다. 오공은 그것을 마구 꾸겨 혀끝을 물어 피를 내 옷에다 내뿜으며 변해라하고 소리치자 옷은 다 낡아빠진 종으로 변했습니다. 오공은 다시 삼장의 귀 위에 돌아와 앉았습니다.
오공 :“스승님, 그저 다 낡아빠진 종이라고만 하십시오.”
삼장 :“아니 얘야, 국왕은 나에게 저 안에 든 보물을 맞혀 보라하였는데 낡은 종이라면 어떻게 보물로 칠 수 있겠느냐?”
오공 : “그건 상관마시고 알아맞히기만 하시면 될게 아닙니까?”
삼장이 앞으로 나서며 대답을 하려는데 녹력대선이 앞질러 말했습니다.
녹력대선 :“내가 먼저 맞혀보겠소. 저 상자 속에 든 보물은 산하사직의 저고리와 건곤지리의 치마입니다.”
삼장 :“아닙니다. 그건 틀립니다. 다 낡아빠진 종이 들어있습니다.”
국왕 :“이런 무엄하기 짝이 없구나. 우리나라에 보물이 없다고 비웃고 있는 게냐? 여봐라, 이놈을 당장 끌어내라.”
삼장 :“폐하, 잠시 상자부터 열어 확인먼저 해야지 않겠습니까?”
과연 상자를 열어보니 낡은 종이 하나 나오고 국왕은 크게 노하였습니다.
국왕 :“누가 감히 이따위 물건을 집어넣었느냐! 그 상자를 이리 가져오너라. 짐이 손수 한 가지 보물을 넣어서 시험해 보리라.”
국왕은 어화원의 복숭아나무에서 큼직한 복숭아 하나를 따다가 상자 안에 넣은 뒤 제자리 내다놓게 하였습니다.
삼장 :“오공아, 또 맞혀보라고 하니 어떡하면 좋으냐?”
오공 :“안심하십시오. 제가 또 들어가 보고 올 테니까요.”
오공이 상자 안에 들어가 보니 이번엔 큼직한 복숭아 하나가 들어있었습니다. 마침 잘됐다 생각한 오공은 맛있게 먹곤 씨만 남겨 놓았습니다.
오공 :“스승님, 복숭아씨가 들어있습니다.”
삼장이 입을 막 열려는데 이번에도 양력대선이 앞질러 대답했습니다.
양력대선 :“한 알의 복숭아입니다.”
삼장 :“복숭아가 아니라 복숭아씨입니다.”
국왕 :“짐이 손수 복숭아를 넣었는데 씨라 하다니 이번만은 국사가 알아맞혔소.”
그러나 이번에도 확인을 해보니 하나의 복숭아씨만 들어있을 뿐.
팔계 :“흐흐흐 저 원숭이가 복숭아를 먹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는 걸 아직도 모르고 있군.”
호력대선 :“폐하, 술법이란 물건에는 통하지만 사람 몸에는 통하지 못하니 이번엔 동자를 상자 안에 숨겨놓으면 절대로 바꿔내지 못할 것입니다.”
호력은 동자 하나를 시켜 상자 속에 들어가 앉게 하고 뚜껑을 닫은 다음 제자리로 옮겨 놓게 했습니다.
오공이 상자에 들어가 보니 웬 동자가 들어있지 않겠어요? 재빨리 호력대선의 모습으로 둔갑한 오공.
오공 :“제자야, 내 알려줄 것이 있어 은신법을 써 들어왔느니라. 아무래도 저 중이 네가 이 상자 안으로 들어온 걸 본 눈치로구나. 그러니 내가 이 안에 동자가 들어 있다하면 우리가 또 질 게 아니냐? 넌 지금 머리를 깎고 중이 되어 있거라. 내 머릴 깎아주고 옷도 바꿔줄 테니.”
동자 :“국사님,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내기에서 이기면 그만이니까요. 이번에 졌다간 명성도 금갈 것이고 조정에서도 더는 우릴 받들어 주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오공 :“제자야, 똑똑히 듣거라. 동자라고 부를 땐 절대로 나와선 안 돼. 그 대신 중이라고 부르거든 뚜껑을 열고 목탁을 두드리며 나와서 경문을 외도록 해라. 할 수 있겠느냐?”
동자 :“하지만 전 불문의 경은 외울 줄 모릅니다.”
오공 :“염불은 할 수 있겠지?”
동자 “나무아미타불이야 누군들 모르겠습니까?”
오공 :“잘 알아들었지? 그럼 염불을 하는 거다.”
오공은 다시 사마귀로 둔갑해 상자 안에서 빠져나왔습니다.
호력대선 :“폐하, 이번엔 도가의 동자가 상자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상자 안에 대고 여러 번 소리쳐 불렀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삼장 :“상자 속에 든 것은 중입니다.”
팔계 :“(큰소리로 뒤에서)상자 속에 든 것은 중입니다!”
그러자 상자 속에 있던 동자는 머리로 뚜껑을 떠밀어 열고 목탁을 두드리고 염불을 외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 신기한 광경에 문무백관들은 환성을 지르며 갈채를 보내고 세 늙은 도사는 사색이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국왕 :“(한숨쉬며) 이 중에게는 귀신의 도움이 있는가 보다. 국사! 이젠 저 중들을 놓아 보내는 게 어떻소이까?”
호력대선 :“폐하, 아무튼 저 중들은 만나기 쉽지 않은 적수이옵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목을 베도 다시 붙일 수 있고 배를 갈라 염통을 후벼내도 도로 아물게 할 수 있으며 지글지글 끓는 기름 가마에 들어가서도 목욕을 할 수 있는 신통한 법력으로 저 중들을 기필코 이기고야 말겠나이다.”
이 말을 들은 오공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큰소리로 깔깔 웃어댔습니다.
오공 :“이거 정말 일 났구나. 일 났어. 또 재미나는 일거리가 생겼는걸!”
팔계 :“형, 이 세 가지는 모두 목숨을 잃기 쉬운 위험한 일이야, 어찌 재미나는 일거리가 생겼다고 할 수 있어?”
오공 :“얘들아, 난 말이지 머리 잘려 뒹굴어도 말할 수 있고, 배가 갈려 헤쳐져도 이내 아물며, 기름 가마 지글지글 무엇이 겁나랴? 목욕물로 삼아서 때나 벗기리!”
오공의 큰소리에 팔계와 오정도 좋아서 껄껄 웃었습니다.
오공 :“폐하, 전에 절간에서 수행하고 있을 적에 도통한 선화자 한 분을 만나 목 잘리는 술법을 배웠습니다. 제대로 될지는 모르오나 오늘 한번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국왕 :“정말 철없는 중이로구나. 머리는 육양지수라 그것이 떨어져 나가면 죽고 마는 것을.”
국왕은 어명을 내려 사형장을 설치하게 했습니다.
국왕 :“이봐 중, 먼저 나가 목을 잘려 보이도록 해라.”
오공 :“예, 그럽지요. 국사 먼저 실례하겠소.”
삼장 :“제자야. 부디 조심하도록 해라. 이게 어디 애들 장난이냐?”
오공 :“조금도 겁내실 거 없습니다. 얼핏 다녀올 테니 이 손을 좀 놓아 주십시오.”
오공이 사형장에 이르자 망나니들이 달려들어 밧줄로 꽁꽁 묶은 뒤 오공의 목을 베어 내 발로 걷어차니 3,40보 가량 나뒹굴었고 잘려진 목에선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았습니다.
오공은 뱃속에서 소릴 질렀습니다.
오공 :“머리야, 돌아와 붙어라!”
그것을 본 호력대선은 황급히 주문을 외우고는 토지신에게 분부를 내렸습니다.
호력대선 :“저 머리를 붙잡아라, 내 저 중을 이긴 뒤 천자님께 상주해 너의 사당을 크게 지어주고 흙보살도 금신으로 만들어주마.”
이 고장 토지신들은 대선이 오뢰법을 지니고 있기에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어 남몰래 오공의 머리를 붙잡고 놓지 않았습니다.
오공 :“머리야 돌아와 붙어라.”
하지만 뿌리라도 내린 듯 머리가 전혀 움직이지 않자, 오공은 주먹을 부르쥐고 몸을 힘껏 버둥거려 동아줄을 끊어버리고 벽력같이 소리쳤습니다.
오공 :“돋아나거라.”
그러자 오공의 목에서 머리 하나가 불쑥 솟아올랐습니다.
망나니들은 혼이 나가고 우림군들은 기겁을 하고 검시관은 황급히 국왕에게 고하였습니다.
팔계 :“오정아, 형한테 저런 법력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구나.”
오정 :“사형은 72가지로 변할 수 있는 지살수를 알고 있으니 머리가 72개는 될 거야.”
삼장 :“오공아. 수고했다.”
오공 :“수고랄 게 뭐 있습니까? 오히려 재미있었는데요.”
팔계 :“야아, 정말 보통이 아니로구나! 어쩜 이리 흔적 하나 없이 아물어 붙었을까?”
국왕 :“자 이제 죄를 사해 줄 테니 이제 그만 관문첩을 가지고 떠나거라.”
오공 :“관문첩은 받겠습니다만 이번엔 국사더러 목을 잘리도록 해야 할 게 아닙니까?”

 마지못해 형장으로 나아간 호력대선은, 좀 전의 오공처럼 목이 잘려 ‘붙어라’소리쳤지만, 오공이 재빨리 터럭 하나를 뽑아 선기를 불어넣어 변한, 한 마리 누렁이에게 물려 어수하에 처박혀버리는 통에 도사의 머리는 돌아오지 못하고 목에선 붉은 섬광이 뿜어 나온 뒤 땅위에 픽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다가가보니 그것은 머리가 없는 한 마리의 누런 범이었습니다.

검시관 :“폐하, 국사님께서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 마리의 머리 없는 누런 범이었습니다.”
녹력대선 :“사형은 수명을 다한 것이지 어찌 범일 수 있겠습니까? 이제 배를 갈라 염통을 꺼내는 술법을 겨뤄보겠습니다.”


 
과연 큰소리치던 오공은 이 어려움을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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