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공산당(중공) 정부가 국제 사회의 비난으로 2년 전 중단한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이름과 형식만 바꿔 부활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로이터 통신’은 2019~2023년에 걸친 500건 넘는 정부 문서와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천인계획 중단 2년 뒤, 첨단 기술 습득을 위해 새로운 이름과 형식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고 전했다.
천인계획은 중공 당국이 지난 2008년 12월 발표한 국가 주도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계획’이다.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국제 사회의 반발과 비난을 받았다.
2018년 9월, 천인계획이 여러 국가에서 문제를 일으키자, 중공 당국은 국내에서도 천인계획이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말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 천인계획 → 치밍계획으로 둔갑
소식통에 따르면 중공 당국은 천인계획을 ‘치밍(啟明)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치밍 프로그램은 해외 인재에게 주택 구입 보조금과 함께 300~500만 위안(5억5천만~9억원)의 계약 보너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치밍에 선발된 인원은 대부분 미국 명문대 출신이며 최소 한 개 이상의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처럼 민감하거나 보안이 필요한 분야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를 채용하는 데 중점을 두며, 중국 각급 지방 정부·부처의 공식적으로 지원받는 관련 채용 활동과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
중공 당국은 천인계획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와 달리, 치밍 프로그램 채용 대상자를 공개하지 않으며 중앙정부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
로이터는 정부 문서를 살펴본 결과, 치밍이나 관련 프로그램에 수천 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지식 플랫폼 ‘즈후(知乎)’ 비즈니스 전문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에는 치밍 지원자를 모집하는 광고 10여 개도 발견됐다.
■ ‘인재 훔치기’는 진행 중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중국 내 첨단 반도체 개발·생산 지원 참여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시진핑 중공 총서기는 이에 대해 ‘반도체 부문 자립’을 거듭 강조했지만, 관영 싱크탱크 중국정보산업개발센터와 중국반도체산업협회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엔지니어, 칩 설계자를 중심으로 약 20만 명이 부족하다.
프랭크 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에이킨 경영 대학원 교수는 8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공 당국이 해외 인재를 채용하는 실제 목적은 지식 재산권과 첨단 기술을 훔치는 데 있다”며 “그러나 포섭된 전문가와 학자들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그들을 가차 없이 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경제학자 리헝칭은 중공의 인재 훔치기에 대해 “인재 확보만으로는 핵심 기술 분야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중공은 지난 10년간 대만 TSMC 등 각국의 주요 반도체 부문에서 △반도체 설계 △패키징 기술 △서비스 △경영진 등 다양한 인재를 빼갔다.
이에 대해 리 씨는 “그러나 선발된 인재들은 결국 중국의 업무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중국의 반도체 제조 기술은 여전히 28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상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에포크타임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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