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외국인 입국시 3주 간 격리조치를 시행 중인 중국에서 방역 당국의 관리 소홀로 베이징에 입국한 우리 교민 31명의 여권이 모두 소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베이징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 4일 인천을 출발해 베이징에 도착해 시설에 격리된 첫날 교민 31명으로부터 서류 작성을 명목으로 여권을 수거해 갔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여권을 돌려주지 않아 그 경위를 확인해본 결과 "중국 당국자의 실수로 여권을 모두 소각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여권을 사용하기 전 먼저 소독하기 위해 비닐봉투에 담아뒀는데, 시설 직원이 쓰레기로 착각해 봉투를 커다란 봉지에 옮겨 담았고 다시 소각장으로 옮겨져 폐기 처분된 것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즉각 중국 외교부에 구두와 문서로 항의했고, 이에 중국 측은 구두로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이 같은 실수를 바로 알리지 않고 한국 외교부의 항의를 받고서야 알렸다고 한다.
중국 측은 사과의 뜻으로 우리 교민들의 격리시설 이용 비용(약 150만원)을 자신들이 부담하고 무료로 신규 비자를 발급해주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외국인 입국시 무조건 자부담으로 3주 간 격리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교민들은 여권 재발급시 여권번호가 변경되는 데다 다른 국가의 비자마저 재발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 돼 앞으로도 상당 기간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교민 중 일부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외 다른 국가로 이동해야 하지만 여권에 붙어있던 기존 비자가 소각돼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또한 주중 한국 대사관은 교민들의 여권을 새로 발급하는 절차를 밟고 있지만 3주간의 격리가 끝나는 25일까지 마무리될지도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만일 여권이 소각된 게 아니라 외부로 유출됐다면 위·변조 등에 사용될 수 있어, “소각 처리된 게 분명한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로 한국은 내달부터 중국 백신 접종자의 격리를 면제하며 입국 시 호의를 베풀고 있지만, 중국은 엄격한 방역조치를 고집하며 한국을 무시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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