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신장(新疆)지역 정책에 관한 독일 전문가이자 미국 NPO(민간 비영리 단체)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 재단의 선임 연구원인 에이드리안 젠즈(Adrian Zenz, 중국명: 鄭國恩) 박사가 중국공산당(이하 중공)이 위구르인 등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벌이는 인구 억제 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의 무슬림 소수민족 인구는 향후 20년 안에 45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술지 중앙아시아조사(Central Asian Survey)는 24일 젠즈 박사의 이번 보고서를 게재했다.
젠즈 박사는 논문에서, 중공 당국은 현재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접근을 통해 △강제수용소 불법 감금 △한족(漢族) 이주 정책 △위구르 여성에 대한 산아 제한 △타지역 강제 노동 배치 등으로 현지 위구르인 등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젠즈 박사는 보고서에서 원래대로라면 신장 소수민족 인구는 2040년 약 1310만 명까지 증가할 것이지만, 중공의 인구 억제 정책으로 약 860만∼105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40년까지 향후 20년 간 신장 지역의 인구는 약 약 410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장 남부의 한족 인구는 현재의 8.4%에서 25%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RFA에 말했다.
젠즈 박사는 이어 “중공 당국은 현지 한족의 인구를 늘리면, 소수민족을 보다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동화시켜 더 많이 지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의 수석 고문을 지낸 에린 패럴 로젠버그(Erin Farrell Rosenberg)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위구르인을 겨냥한 중공의 장기적 인구 억제 계획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젠버그는 “(중공의 정책은)우생학을 바탕으로 한 관점에서 보면 명백한 제노사이드 신호”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제노사이드에 관한 역사에서 특정 인종을 ‘위협적’이라고 인정하는 움직임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장 위구르 주민에 대한 인구 정책은 우리가 제노사이드를 목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젠즈 박사는 보고서에서 중공의 소수민족 인구 억제 정책은 유엔의 제노사이드 조약(1948 U.N. Genocide Convention)에 따라 명백한 제노사이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조약은 집단살해를 국제법상 범죄로 삼고 그 방지와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중공은 신장지역에 대한 인권탄압을 계속 부인하며, 제노사이드에 대한 서구 국가들의 비판을 반중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중공의 위구르족 탄압에 관한 방대한 자료와 생존자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RFA 위구르어판은 2017년부터 신장의 '재교육 센터'로 불리는 강제수용소의 많은 관계자들을 취재해왔다.
2018년 젠즈 박사는 일련의 중공 정부의 입찰 문서와 예산 자료를 토대로 중공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신장에 수많은 ‘재교육 수용소를’를 건설했으며, 최소 100만명의 위구르인과 다른 소수 민족 주민들이 그 시설들에 수용되어 있다고 추정했다.
국제조사보도언론인연합(ICIJ) 등은 2019년, 중공의 극비문서인 ‘차이나 케이블(The China Cables)’을 입수했다. 이 문서에는 재교육 수용소의 운영과 구조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호주 전략정책 연구소는 2020년 위성 사진 분석을 중심으로 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신장에서는 최소 380여 곳의 재교육, 구속시설이 신설 혹은 확장됐다.
젠즈 박사는 같은 해 다른 보고서에서, 위구르 여성들은 당국의 소수 민족에 대한 인구 억제 정책에 따라 불분명한 성분의 약물을 강제로 주입당했고 피임 반지 (IUD)와 불임 수술로 산아 제한 조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젠즈 박사가 공식 자료를 정리한 데 따르면, 위구르인이 집중 거주하는 카슈가르와 허톈시의 인구 증가율은 2015~2018년 사이 84% 급락해 2019년보다 더 낮아졌다. 반면, 한족 인구 증가율의 낙폭은 19.7%에 그쳤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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