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단순 결제 사고를 넘어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 비화했다. 특히 경찰 수사 결과, 범행의 주범 중국인 2명이 중국 조직과 연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 통신망이 중국 범죄 집단의 놀이터가 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루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경찰은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한 중국인 A씨를 체포했다. 그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차량에 싣고 피해 발생 지역(서울 금천구·경기 부천·광명·과천 등)에서 KT 이용자들의 신호를 탈취해 모바일 상품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소액결제를 빼돌려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18일 구속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중국에 있는 윗선의 지시를 받았고, 최근 중국에서 만난 사실이 있다”며 배후 세력의 개인정보를 털어놨다.
함께 구속된 중국인 B씨는 해당 소액 결제 건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해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두 사람 모두 정교한 수법을 사용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점조직 형태의 범죄 네트워크 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KT 소액결제 사건’이 조직적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수법의 복잡성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점조직 방식으로 상선 또는 조력자의 범행 지시를 받고 실행만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중국에 윗선이 있다"는 A씨 진술에 따라 이들의 행적을 수사하고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A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인물을 파악 중이다.
한편 KT는 그동안 "복제폰 생성은 불가능하다"며 사건 축소에 급급했다.
복제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입자식별정보(IMSI)·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인증키값이 필수인데 인증키가 보관된 서버는 침해 흔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IMSI·IMEI와 함께 서버 침해까지 사실로 드러나면서 ‘복제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KT는 이번 사건에 이용된 불법 펨토셀이 4개이고 총 2만30명의 이용자가 이 기지국을 통해 IMSI·IMEI·휴대폰 번호를 유출당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또 “5일 비정상 소액결제 시도를 차단하는 등 보호 조치를 이행해 새로운 피해는 없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고객 수는 362명, 누적 피해 금액은 2억4000만원”이라고 밝혔지만 범죄 조직규모와 범행수법이 온전히 파악되기 전까지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KT는 “전액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 범죄 조직이 국내 통신망을 무력화한 정황이 드러난 이번 사건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한국 사회가 중국발 사이버·금융 범죄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융권·통신사조차 무력하게 뚫리는 상황에서 선관위 서버는 과연 안전한가”라는 국민적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 조직이 한국의 핵심 인프라를 실제로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통신·금융은 물론 선거 서버까지 전면적인 보안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