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전통 의학에서는 음악을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했다.

중국의 유명한 고대 의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중국 음악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5음계’가 몸의 다섯 가지 주요 장기들과 특별한 에너지 교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각기 다른 몸의 체계를 보살피고 기운을 북돋아 주며 각각의 정신 및 정서적 상태를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중국 음악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음계중 하나는 바로 5음계이다. 이 음계의 궁(宮), 상(商), 각(角), 징(徵), 우(羽.), 총 다섯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각각 도, 레, 미, 솔, 라를 나타낸다. 이 음계들은 긴장감을 일으키는 반음과는 달리 매우 안정감 있는 음색을 낸다.

중국 전통음악의 5음이 가잔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자.

● 궁 (宮∙도): 평화롭고, 변동이 없으며, 부드럽고 잔잔하다. 모든 생명체들을 감싸 안는 매우 큰 포용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궁은 소화, 신진대사,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위의 기운과 함께 작용하는 비장의 기운에 영향력을 가진다. 비장은 근육을 단련하고 멍이 드는 것과 출혈을 막으며, 우리의 생각과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강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궁이 많이 사용된 음악은 심신이 불안하고 멍이 잘 들며, 낮은 신진대사를 가지고 있으며, 소화가 어렵고, 지치기 쉬운 사람에게 매우 좋다. 걱정을 없애주고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 상(商∙레): 조화롭고, 성장을 도우며, 깨끗하고 맑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상은 폐의 기운을 북돋운다. 대장과 협력하여 작용하는 폐는 호흡과 함께 혈관 및 에너지의 통로를 통해 전신에 생활 에너지를 활기차게 하는 작용을 한다.

폐는 피부와 모발의 성장을 돕고, 수분의 흡수와 배출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며, 밖에서 들어오는 유해한 에너지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상은 ‘슬픔’과 관련되어 있어 슬픔이나 비통에 빠진 사람, 쉽게 감기에 걸리고 부비강 및 호흡기계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좋다.

상의 음악은 정신적으로 약할 때 기운을 북돋아 주며 충성심과 제어에 관련된 감각을 강화한다.

● 각(角∙미): 각의 음은 젊고, 희망적이며, 활기찬 에너지를 담고 있다.

이 음은 담낭의 기운과 함께 작용하는 간의 기운을 북돋아 주며, 간은 기운과 혈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소화, 월경, 기분, 수면을 담당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계획과 판단을 돕고 화, 억울함, 좌절감을 진정시키며, 시력을 좋게 한다. 관용과 친절을 강화하기도 한다. 신경이 날카로운 우울증 환자, 두통, 통증, 불면증, 고혈압을 앓는 이들에게 좋다.

● 징(徵∙솔): 열정적이고 오름 소리로 기품있는 행복의 에너지를 담고 있다.

징은 소장의 기운과 함께 작용하는 심장의 기운을 강화하며, 심장은 인지, 감각 인식, 언어 등과 같이 중추신경계의 고급 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심장은 혈관을 돌보고 안색을 향상한다.

징를 사용한 음악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심장질환과 우울증이 있는 이들에게 좋다. 몸이 찬 경우 징의 음악은 몸을 따듯하게 해준다. 겸손과 존경의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 우(羽∙라): 높고 큰 산의 폭포와 같은 강력한 힘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 음은 방광의 기운과 함께 작용하는 신장의 기운을 북돋아주며 수분의 흡수와 배출 및 뇌, 뼈, 모발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신장은 성기능과 임신, 청력을 담당한다. 우를 사용한 음악은 자아 조절, 체력적 민첩성, 임신, 지능, 기억력, 집중력의 강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좋다. 의지력을 끌어올려주고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며 주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

고전음악은 동양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정신적·신체적 치유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음악들은 정신적 안정감과 신체적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

한자어 약(藥∙yao)이라는 글자를 보면 초두머리(艹)와 노래 악/즐길 락(樂∙yue/le)으로 이루어졌는데, 고대 중국인들이 ‘약’을 어떻게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악(樂)에는 행복과 기쁨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다.

약은 보통 쓴맛을 가지고 있지만 환자들이 쓴맛을 참고 복용하면 다시 건강의 기쁨을 얻게 된다. 이러한 사상은 유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유교에서는 ‘아무도 꺾을 수 없는 무적의 위치를 얻기 위해서는 두 개의 극 사이에서 중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관점은 개인이 역경에서 희망을 찾고 번영할 때에도 신중을 기하도록 한다. 이것이 약(藥) 속에 들어있는 행복(樂)의 의미이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