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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냇물을 잘 못 마셔 잉태를 하다-79화

편집부  |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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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칼새는 지지배배 처마 밑에 날아들고 꾀꼬리 꾀꼴꾀꼴 하늘높이 솟구치는데 산과 들 온통 들꽃이 만발하고 푸른 주단 펼쳐졌네. 산정 위의 청매는 열매를 맺고 벼랑 앞에 늙은 측백나무는 가는 구름 붙잡는가. 초목이 무성하고 봄이 돌아와 둔덕마다 실실이 버들눈이 푸르르구나.


 어느 날 일행이 한참 걸어갔을 때, 문득 눈 앞에 한 줄기의 맑고  잔잔한 작은 강물이 나타났습니다. 삼장이 고삐를 당기고 강 건너를 보니, 푸른 버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그 그늘 속에 몇 채의 초가집이 서 있었습니다.


오공 : “사부님, 저 집은 아마 뱃사공의 집인 듯합니다.”


삼장 : “내 보기에도 그런 것 같다만, 나룻배가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알 수가 없구나.”


삼장의 자신 없는 말에 팔계가 어깨에서 짐을 끌어내리고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팔계 : “여보시오, 사공! 배를 좀 내 주슈!”


몇 번을 소리쳐 부르니 버들 숲 사이로부터 삐꺽삐꺽 소리와 함께 배 한 척이 미끄러져 나왔습니다.


사공 : “자, 손님네들! 어서 오르십시오.”


삼장이 말을 앞으로 몰아 뱃사공을 살펴보니, 머리엔 비단수건 두르고 발엔 검은 신 신었는데, 몸엔 짧은 솜저고리에 통치마를 두른, 우악스런 팔목엔 힘줄이 두드러지고, 주름 잡힌 얼굴은 초췌한데 눈빛은 흐리터분하나 목소리만은 꾀꼬리인양 맑고 나긋나긋한 늙은 여자였습니다.


오공 :“당신이 뱃사공이오?”


사공 :“네.”


오공 :“주인은 어디가고 부인이 배를 젓는 거요?”


여자는 대답대신 생글생글 웃으며 말없이 발판을 내려놓기만 했습니다.
오정이 먼저 짐을 배에 싣자, 오공은 삼장을 부축해 오르곤 배를 돌려세워 팔계와 말을 끌어올린 다음 발판을 거둬들였습니다. 여자는 순식간에 물을 건너 서쪽 기슭에 가 닿았습니다. 삼장은 오정에게 봇짐을 풀어 뱃삯을 주라하였고, 푼돈을 받은 여자는 돈이 많고 적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생글거리며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맑은 냇물을 보게 된 삼장은 별안간 갈증이 심해져 팔계를 돌아봤습니다.


삼장 : “얘야, 바리때를 꺼내 물을 좀 떠다오.”


팔계 : “그러잖아도 저도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던 참입니다.”


팔계는 바리때를 꺼내 맑은 물을 한 그릇 떠 삼장에게 주니, 삼장이 그것을 받아 얼마간 마신 다음 남은 물을 팔계에게 주었습니다. 물을 마신 후 삼장을 말에 태우고 계속 서쪽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도 채 안되어 삼장은 말위에서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삼장 : “아이구 배야!”


팔계 : “이런! 나도 배가 아파오는 걸!”


오정 : “아까 찬물을 마신 때문이 아닐까요?”


삼장 : “에구구! 배야!”


팔계 : “아이구 배야. 이거 정말 죽여주는구나.”


삼장과 팔계의 배는 진통과 함께 점점 불어나기 시작하고 손으로 만져보니 뱃속에 무슨 핏덩이가 생겨난 것 같이 꿈틀꿈틀 움직이는 게 아니겠어요? 삼장이 한창 고통에 시달리며 몸을 비틀고 있는데 저쪽 길가에 한 채의 시골집이 보였습니다.


오공 : “스승님, 됐습니다. 저쪽에 주막집이 있으니 그리 가서 더운 물을 얻어 마시고 약 처방이라도 물어서 치료해 보도록 합죠.”


오공의 말에 삼장은 적이 기뻐하며 말을 앞으로 내몰았고 문 밖에 한 노파가 짚으로 만든 멍석을 깔고 앉아 삼을 삼고 있었습니다.


오공 : “할머님, 소승들은 동녘 땅 당나라에서 오는 사람들인데 저의 스승님은 당나라 황제의 아우가 되시는 분입니다. 헌데 아까 냇물을 건너며 그 물을 마셨더니 지금 배탈이 나서 고생하고 계십니다.”


노파 : “(깔깔 웃으며)어머나, 당신들은 그 냇물을 마셨어요? 아이 재밌어라, 내 말해줄 테니 안으로들 들어 오슈.”


오공과 오정은 각각 삼장과 팔계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삼장과 팔계는 불룩한 배를 내밀고 끙끙 앓는 소릴 내며 아픔을 못 이겨 창백해진 얼굴로 이를 악물고 있었습니다.


오공 : “할멈, 물이라도 끓여 우리 스승님께 대접해주시오. 그 은혜는 잊지 않을 테니”


그러나 노파는 물을 끓이는 대신 싱글거리며 안으로 들어가더니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노파 : “얘들아! 어서들 나와 구경해라.”


그러자 중년 여자 두엇이 신발을 끌며 나와선 삼장을 보고 웃어대는 게 아니겠어요? 
오공이 참다못해 소리를 꽥 지르고 뿌드득 이를 갈자 여자들은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려 했습니다. 오공은 한걸음 뒤쫓아 가 노파의 팔을 붙잡으며


오공 : “빨리 물을 끓여라, 그럼 내 용서할 테니”


노파 : “나리, 제가 물을 끓여드린대도 두 분의 배는 낫지 않아요, 제가 말씀드릴 테니 제발 이 팔 좀 놔주세요.”
“이곳은 서량 여인국으로 모두 여자들만 살아 당신들을 보자마자 모두들 기뻐하는 거예요. 그 냇물은 자모하라 하는데 그 물을 마신게 잘못이었어요. 이곳 사람들은 나이 스물이 되면 그 냇물을 마시러 가는데 누구나 그 물을 마시게 되면 배가 아프며 아일 갖게 되지요. 그러니 더운물로는 치료가 안 된다는 겁니다요.”


삼장 : “(기막힌 듯)얘들아, 이 일을 어떡하면 좋으냐?”


팔계 : “아니지, 이건 아니지, 차라리 죽어야지, 아예 죽어 버려야 해.”


삼장은 복통을 참으며 노파에게 애원했습니다.


삼장 : “이 근처에 의원은 없습니까? 내 제자를 보내 약이라도 지어 낙태를 해버려야겠어요.”


노파 :“약이 있어도 소용없어요. 다만, 이곳에서 정남쪽에 해양산 파아동에 낙태천이란 우물이 있는데 그 물을 한모금만 마시면 낙태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지금은 그 물을 길을 수가 없어요. 어디서 왔는지 여의진선이란 도사가 파아동을 취선암이라 고치고 물을 독점하더니, 선물을 바치고 술과 과일을 바쳐야 겨우 한 모금 얻을 수 있으니 댁 같은 행각승들이 무슨 돈이 있어 물을 얻어 마시겠소?”


오공 : “해양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오?”


노파 : “한 30리 될 것이오 만.”


오공 : “됐습니다. 스승님! 안심하고 기다리시면 제가 얼른 가서 물을 길어다 드리겠습니다. 오정아, 스승님 잘 모시고 있어라. 만약 이 집 사람들이 무례하게 굴거든 솜씨를 발휘해 단단히 혼내 주거라.”


 오공이 주막에서 나와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모습을 본 노파는 눈을 크게 뜨곤 하늘을 우러러 배례를 하였고, 안에 있는 여인들을 불러내 삼장에게 큰절을 하게하고는 부산을 떨며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한 편 근두운을 잡아탄 오공은 순식간에 해양산에 도착하니 어느 초가집 문 앞에 한 도인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었습니다.


오공 : “소승은 당나라 황제의 명을 받고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사람이온데 저의 스승께서 어쩌다 자모하의 물을 마셔 지금 복통으로 신음하고 계십니다. 하여 여의진선을 찾아뵙고 우물물을 조금만 얻어다 스승님을 치료해 드리고자 하니 안에 전갈을 넣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도인 : “난 여의진선의 수제자인데 스님은 명함을 어찌 쓰시오? 내 안에 전갈해 드릴 테니. 그래 스님이 가져온 선물은 어디 있소이까?”


오공 : “소승은 당나라 삼장법사의 수제자로 이름은 손오공이라고 하오만, 행각승이 무슨 돈이 있어 그런 선물을 준비하였겠소이까?”


도인 : “내 여태껏 우리 도사님께서 남에게 거저 물 한 방울 준 걸 본 적이 없소이다. 돌아가 선물이라도 준비해오면 내 안에 전갈해 드리겠지만...”


오공 : “예로부터 인정은 성은보다 크다 했습니다. 이 오공의 이름만 대면 도사님께서 반드시 호의를 베풀어 주실 겁니다.”


 그러나 손오공이란 이름을 듣자 여의진선은 부아가 치밀어 올라 옷을 갈아입곤 여의갈고리를 쥐고 문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오공은 진선을 향해 공손히 합장을 하고 예를 올렸습니다.


진선 : “(빙그레 웃으며) 그래, 네가 진짜 손오공이냐? 아님 남의 이름을 꾸며댄 거냐?”


오공 : “군자는 자기 이름과 성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 했는데 제가 남의 이름으로 꾸며댈 까닭이 뭡니까?”


진선 :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오공 : “불문에 귀의한 이래 어릴 적 친구들의 소식도 모르는 터인데 미처 존안을 뵙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자모하의 서쪽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여의진선이심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진선 : “그렇담 너는 너의 길을 가고 나는 나대로 도를 닦으면 될 터인데  찾아왔더냐? (이를 갈며) 너희들은 오는 길에 성영대왕을 만났었지?”


오공 : “네, 호산 고송간 화운동에서 만났사온데 어찌 물으십니까?”


진선 : “그애는 내 조카고 난 우마왕의 아우다. 얼마 전 형님이 소식을 전해 왔는데 당삼장의 수제자 손오공이란 자가 그 애를 해쳤다고 했다. 내 그렇잖아도 조카원수를 갚아주려던 차에 네놈이 제 발로 찾아왔구나. 게다가 또 뭐? 물을 달라구?”


오공 : “(웃으며)선생은 오해를 하고 계시군요. 형님은 저와 젊은 시절 칠형제의 의를 맺었었고 조카님도 좋은 곳에 가서 관음보살의 선재동자로 있습니다. 조카님의 처지가 우리보다도 훨씬 더 좋게 되었는데 어째 절 원망하시는 겝니까?”


진선 : “(호통치며) 이 고약한 원숭이 놈아. 그래도 나불대고 있느냐? 제 마음대로 왕 노릇을 하는 게 좋지, 남의 발밑에서 종노릇하는 게 좋겠느냐? 잔말 말고 이 갈고리 맛이나 보아라.”


진선이 내리치는 갈고리를 오공은 철봉으로 가로막았습니다.


오공 : “도사선생, 부질없이 거칠게 놀지 마시고 어서 우물물이나 좀 주시구려.” 


진선 : “이런 고약한 놈 봐라. 네놈이 만약 나와 싸워 세 합쯤 버텨낸다면  물을 줄 테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네 놈을 갈기갈기 찢어 내 조카의 원수를 갚고 말겠다.”


오공도 더는 참지 못하고 마구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오공 : “이 사리도 모르는 망종아! 덤벼들고 싶거든 어디 이 철봉 맛부터 좀 봐라.”


말이 오가는 사이 둘은 상대방에게 욕설을 퍼부어댔으며 악의로 끓어오른 나쁜 감정은 마침내 원한을 풀려고만 들었습니다. 여의 갈고리가 전갈의 독침처럼 오공에게로 날아왔고 오공의 금고봉은 사나운 용의 머리같이 진선을 후려갈겼습니다. 서로 엇비슷한 실력으로 승부가 쉽게 나질 않고 무려 10여 합을 싸우니, 진선은 차차 맥이 빠지고 오공은 싸울수록 기운이 솟아 금고봉을 휘두르니 더 이상 오공을 당할 수 없게 된 진선은 산위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오공은 진선을 뒤쫓지 않고 암자 안으로 들어가 우물을 찾았고, 두레박을 찾아 우물을 길어 올리려는 순간, 진선이 되돌아와 갈고리로 오공의 발목을 걸어 당겼습니다. 그 바람에 오공은 땅바닥에 콧방아를 찧고 말았고 화가 난 오공이 벌떡 일어나 철봉을 휘둘러대자 진선은 날쌔게 몸을 피하고는 갈고리를 거머잡고 이죽거렸습니다.


진선 : “이놈아, 네가 어디 내 물을 떠가나 보자!”


오공 : “이놈아, 어디 덤벼봐라. 너같이 돼먹지 못한 놈은 아예 쳐 죽이고 말테다.”


진선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채 그저 오공이 물을 긷지 못하도록 위협만 하고 있었고 오공은 왼손으론 철봉을 휘두르며 오른손으론 두레박을 우물 안에 내려뜨렸습니다. 그러나 진선이 계속 방해를 하자 한손으로 당해낼 수 없게 되고, 갈고리에 발목이 걸려 넘어지면서 그만 두레박을 줄과 함께 우물 속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오공 : ‘아무래도 혼자선 어렵겠는걸! 조수 한 명을 데려와야겠군!’


이런 생각이 든 오공은 구름을 잡아타고 시골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공 :“오정아!”


오공의 목소리를 들은 삼장과 팔계는 언제 앓았냐는 듯 신음소리를 거두고 얼굴에 기쁨이 어렸습니다.


삼장 : “오정아, 오공이 돌아왔나 보구나.”


오정 : “형, 물은 얻어왔나?”


오공은 집안에 들어와 삼장에게 갔던 일을 자세히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삼장은 눈물을 주르르 흘렸습니다.


삼장 : “제자들아, 그럼 이 일을 어떡한단 말이냐?”


오공 : “하여 오정을 데리러 왔습니다. 둘이 함께 암자로 가 제가 그놈과 싸우고 있는 동안 오정이 물을 길어다 스승님을 구해드리면 될 게 아닙니까?”


삼장 : “너희들 성한 사람이 둘 다 가버리고 나면 우리 병자는 누가 간호해 주겠느냐?”


노파 : “나한님, 그건 염려마쇼. 간호야 저희들이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사실 아침에 여러분들이 오셨을 때 저희들은 사모의 정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아까 이분께서 구름을 타시는 걸 보고서야 비로소 당신들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 나한과 보살님들이심을 알았지요. 절대로 외람된 짓을 안 하겠습니다.”


오공 : “집에 두레박과 밧줄이 있으면 좀 내다주구려, 우물물을 길으려면 필요할 것 같으니. 오정이 넌 이 두레박을 갖고 있다가 내 그 놈과 싸움이 고조되면 그 틈을 타서 물을 길어가지고 도망쳐라.”


 반시간도 채 안되어 구름을 타고 해양산에 다다른 그들은 구름을 낮춰 암자의 문밖에 다가갔습니다.


오공 : “문 열어라, 문 열어!”


도인 : “도사님, 손오공이 또 찾아왔습니다.”


진선 : “원숭이 놈이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구나. 하지만 듣던 대로 그놈 솜씨가 보통이 아니던데 그 철봉만은 당해낼 수가 없더란 말이야.”


도인 : “도사님, 그 놈이 처음 두 번은 뚝심으로 이겼다 해도 나중엔 도사님의 갈고리에 걸려 두 번씩이나 넘어졌으니 엇비슷한 실력이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물을 얻지 못해 돌아가선 삼장의 태기가 심해져 꾸중을 들었기에 아니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지못해 찾아온 터이니 이번엔 도사님께서 반드시 그놈을 이겨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진선은 얼굴에 희색이 만연해 여의갈고리를 들고 위엄을 갖춘 후, 문밖으로 나와 큰소리로 꾸짖었습니다. 


진선 : “이런 괘씸한 원숭이 놈아! 이 우물은 내 암자의 것으로 그 누구라도 푸짐한 선물 없인 한 방울도 얻어가지 못한다. 하물며 넌 나의 대천지원수인데다 또 빈손으로 와서 물을 얻어갈 성 싶으냐?”


오공 : “그래 진정 안 줄 테냐? 이런 이런, 그럼 이 철봉 맛이나 보아라.”


표정들이 험상궂게  굳은 채, 갈고리와 금고봉이 맞부딪쳐 쇳소리를 내고 대성과 요선이 내지르는 함성과 노한 외침이 산자락을 뒤흔들었으며 광풍이 일어 세차게 수풀에 휘몰아치고 살기가 투우처럼 쉴 새 없이 휩쓸어갔습니다. 한편 오정이 두레박을 들고 암자 안으로 들어가니 도인 하나가 우물곁에 있다가 그를 막아 나섰습니다.


도인 : “넌 어떤 놈인데 감히 물을 길러 왔느냐?”


재빨리 두레박을 내려놓고 보장을 꺼내 든 오정은 다짜고짜 도인을 내려치니 미처 피하지 못한 도인은 왼쪽 팔을 얻어맞고 팔이 부러져 나동그라졌습니다.


오정 : “네 놈을 아예 요절내고 싶지만 너도 인간이라 하는 수가 없구나. 내 널 불쌍히 여겨 용서하는 바, 어서 썩 꺼지거라. 난 물이나 길어야겠다.”


도인은 기겁을 하며 도망쳐버렸고 오정은 물을 한 두레박 철철 넘치게 길어선 암자를 나와 구름을 잡아탔습니다. 


오정 : “형, 물을 길었어. 그놈은 이제 그만 용서해주라고!”


오공은 그 말을 듣고선 비로소 철봉으로 갈고리를 가로막으며 말했습니다.


오공 : “이놈아, 내 말 좀 들어라! 난 네놈들을 모조리 요절낼 작정이었으나  네놈이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니고 또 네 형인 우마왕의 얼굴을 봐서라도 용서해주마. 이 오공이 진짜 솜씨를 보인다면 너 같은 건 식은 죽 먹기란 말이다. 내 용서해 줄 테니 앞으론 물을 구하러 오는 사람에게 더 이상 선물을 긁어내는 일이 없도록 해라.”


 그러나 진선은 멋모르고 오공의 발을 걸어 당기려 했고 오공은 날쌔게 몸을 빼 갈고리를 피하고 꽥 소리를 지르며 진선을 넘어뜨렸습니다. 그런 다음 오공은 진선의 갈고리를 빼앗아 두 동강으로 분지르고 그걸 다시 네 동강을 내선 땅바닥에 내동댕이쳤습니다.


오공 : “고약한 녀석 같으니! 이래도 또 행패를 부릴 작정이냐?”


진선은 벌벌 떨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공은 그제야 통쾌하게 웃곤 구름을 날려 오정을 뒤따라갔습니다. 진수를 얻은 그들이 의기양양해 집으로 돌아와 보니, 팔계는 배가 남산만해 가지고 문설주에 기대 선 채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오공 : “바보 녀석아! 몸은 언제쯤 풀게 되느냐?”


팔계 : “형은 웬 농담이야? 그래 물은 좀 얻어왔어?”


오정 : “얻어 왔어, 얻어 왔어!”


삼장 : “제자들아, 너희들이 정말 수고했구나.”


노파 : “보살님, 참으로 어렵고 고마운 일을 하셨습니다. 자, 이 잔으로 한모금만 드시면 태기가 곧 없어질 겝니다.”


팔계 : “난 잔 말고 두레박째 마실 테야.”


노파 : “아유, 큰일 날 말씀을 다 하시네요. 이 물을 다 마셨다간 창자가 몽땅 녹아 버리고 말거예요.”


 물을 마시고 밥 한 솥 끓일 동안의 시간이 흐르니 삼장과 팔계는 배가 꾸르륵거리기 시작하고 몇 번의 뒤를 보고나니 아프고 불렀던 배가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노파가 흰 죽을 끓여 대접을 하자 삼장은 겨우 두 그릇 가량 먹었을 뿐, 팔계는 여남은 그릇이나 먹고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오공은 어이가 없어 웃으며 핀잔을 줬습니다.


오공 : “이 밥통아! 이젠 그만 좀 먹거라. 또 배가 북통같이 불어나 꼴사납게 굴지 말구!”


노파 : “장로님, 이 물을 저희들한테 남겨주실 수 없겠어요?”


오공 : “팔계야, 이 물을 더 안 마실 테냐?”


팔계 : “이젠 배도 안 아픈 걸 보니 태기가 완전히 삭아 버린 것 같아. 아무 탈 없이 그건 또 뭐하려고 마시겠어?”


오공 : “두 분의 병이 말끔히 나았다니 물은 댁에서 두고 쓰시구려.”


 다음날 아침 일행은 노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곳을 떠나 다시 서천길에 올랐습니다. 당삼장은 말을 타고, 사화상은 행낭을 둘러메고 손대성은 앞길을 인도하며 성큼성큼 앞서가는데 저팔계는 입을 꾹 다문 채 말고삐를 쥐고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습니다.



 가는 길에 또 어떤 일을 맞닥뜨릴지, 다음시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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