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당뇨에 의한 신부전증 앓는듯"
本紙, 전문의 9명에 訪中사진 분석 의뢰
손·발 붓고 체중감소, 탈모 빠르게 진행
김일성도 당뇨병력… 혈당관리 실패한듯
검버섯 커지는 등 10년은 더 늙어보여
[조선일보 의학전문, 김민철 기자]
북한의 김정일(64)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중국 방문 때 초췌한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어서 건강 이상설이 나온다. 본지는 고려대병원과 아주대병원의 가정의학과, 안과, 피부과, 신장내과 교수와 성형외과 전문의 등 각 분야 전문의 9명에게 2000년 때와 이번 중국 방문 때의 사진 20여장을 제시하고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 분석을 의뢰했다.
◆특이한 징후
전문의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선 체중이 줄었다. 체중 감소는 그의 키를 163~165㎝로 봤을 때 어깨 살과 배가 들어간 정도를 감안하면 최소 5~6㎏ 일 것으로 추정됐다. 체중 감소는 다이어트에 의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의 턱 밑에 횡(橫)으로 난 주름이 줄고 피부 가운데가 아래로 늘어졌다. 이는 피부가 속살에 자연스럽게 붙지 못한 탓으로 살이 급격히 빠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매 밖으로 나온 그의 손은 상당히 부은 상태였다. 일반인의 경우 아무리 살이 쪄도 손등과 손가락을 잇는 관절은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는데, 김 위원장의 경우 손 관절의 윤곽이 안 보일 정도다. 손목도 심하게 부어서 손목의 곡선이 사라지고 팔과 손이 원통 형태로 이어졌다.
탈모도 2000년과 비교하여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는데, 머리카락 끝이 구불구불하고 갈라진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모근(毛根)에서 모발 끝으로 영양소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탈모 정도는 7단계 중 2~3단계로 판단됐다. 7단계가 완전탈모 상태다.
◆신부전증
이와 같은 증세는 전형적인 만성 신부전증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신부전증이 오면 신장에서 독소를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팔다리가 붓는다. 반면 에너지 대사 효율은 떨어지고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병세가 악화되면 체중이 빠르게 빠진다. 피부도 영양소 불균형 등으로 생기를 잃게 된다. 신부전증에 의한 체중 감소와 영양 불균형은 탈모를 수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당뇨 합병증
만성 신부전증의 원인은 당뇨 합병증인 것으로 추정됐다. 운동량이 부족하고 과음을 한 그의 평소 생활 패턴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에도 당뇨 투병설은 간간이 제기돼 왔다.
김일성 전 북한 주석도 당뇨와 고혈압, 심장병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지며, 이들 질환은 가족력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혈당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20~30년이 지난 것 같다. 고(高)혈당은 신장의 미세 혈관을 망가뜨린다. 결국 합병증으로 신부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 합병증 단계에서는 망막 혈관에도 영향을 주어 시야가 어두워지고 색깔 구분 감각이 떨어진다. 이 경우 색깔이 엷게 들어간 안경은 불편해서 쓰질 못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실내에선 옅은 갈색이 들어간 안경과 투명 안경을 번갈아 써 왔다.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 중엔 투명 안경만을 썼다. 고려대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 망막증이 진행되거나 그것으로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면 시야가 침침해져 투명한 안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노화 진행 속도
김 위원장의 오른 옆 이마의 검버섯(노인성 지루 각화증)은 지름이 1.5~2㎝ 정도로 5년여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커졌다. 오른쪽 뺨 가장자리에도 몇 개의 검버섯이 새로 생겼다.위 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시야를 가리는 안검하수증도 심해졌다. 김 위원장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이마 눈썹을 위로 추켜 올리게 되고 이마 주름은 더 두드러지게 됐다. 눈두덩의 지방도 줄어 눈꺼풀이 더 늘어져 보인다. 코 옆의 ‘팔(八)자’ 주름도 깊어지고 볼 살이 처졌다.
시력도 약화돼 안경의 도수도 올라갔다. 2000년 안경 속으로 확대된 눈의 크기에 비해 2006년 안경의 확대 배율이 더 커졌다. 가정의학과 교수는 “김위원장이 운동을 해서 살을 뺐을 수도 있지만 지금 모습은 우리나라 64세 남자보다 10년은 늙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 doctor.chosun.com])
(김민철기자 [ mc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