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다루는 법
박대표에 대한 조평통의 '쌍욕'
양아치 수준의 김정일 기 살리기에 급급한 정부
[ 최홍재 / 2006-03-16 11:01 ] 조회 : 74
이종석 장관님!
“상곤이는 건달 아이다. 양아치다. ‘아’들한테까지 약 판다 아이가?”. 영화 '친구'에서 배우 유오성이 극중 장동건에게 한 말이 아마 이 대사였을 겁니다. 제 경험상 이 대사는 건달과 양아치를 구분하게 해 주는 말이었습니다.
경험이란 것이 이렇습니다. 87년 겨울부터 88년 봄 사이를 ‘크고 하얀집’에서 보내게 되었지요. 제가 살던 방 동료들은 모두 폭력범으로 기소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소하게 주먹질을 한 사람에서부터 주먹이 삶인 건달까지 두루 두루 모여 살을 부비고 살았습니다. 2.85평 남짓되는 공간에 열 두어명이 살았으니, 싫더라도 살을 부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열 두어명 중 직업 주먹,, 그러니까 건달이 두 명 있었는데, 이들은 한마디로 ‘폼생폼사’였습니다. 어찌나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 험한 겨울 징역살이 속에서도 시퍼런 재소자 옷을 칼같이 다려 입고 다녔습니다. 검정고무신은 절대 신지 않고, 운동화를 구매해서 깨끗하게 닦아 신었지요. 말도 아끼고, 꼭 말을 해야 할 때는 ‘아그야~ 저것 좀 혀봐라’는 식으로 점잖게 뽑아 내더군요.
가끔 하는 걱정이란 밖에 있는 동생들과 형님 그리고 가족에 대한 것이었고, 나름대로 자기들끼리의 의리와 명예를 중요시했던 것도 같았습니다. 시쳇말로 ‘쪽팔리는 것’를 무척 싫어했고, 경계했지요. 교도관에게 무시라도 당할라 치면 결단하고 대드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교도관들도 그들을 다룰 때에는 점잖게 말했지요. 이른바 대화가 되었던 것입니다. 일정하게 선이 있었고, 그 선을 상호 존중하더군요. 허..참.. 저렇게도 일가(一家)를 이루어 사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들이 경멸하는 자들은 속칭 양아치들입니다. 이리 굽신, 저리 굽신,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자들, 의리도 명예도, 식솔도 돌보지 않는 자들, 그리고 입만 험하게 살아남은 자들을 그들은 양아치라 부르며 경멸하더군요. 영화 속 유오성 처럼 말입니다.
어떤 자들이 마약을 팔러 세계를 떠돕니다. 그 무리 속에 무슨 당 간부라는 자들도 있고, 군관이라는 자들도 있으며, 무슨 보위부라는 신분도 있는 모양이고, 외교관 행색을 하고 다니는 자들도 있나 봅니다. 애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돈만 된다면 약을 처분하기에 혈안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자들은 아예 자기 농민들로부터 토지를 빼앗아 그 땅에 양귀비를 심게 했다지 뭡니까.
멀쩡한 이국 소녀들을 납치해서 스파이 교육을 시켜 써 먹고, 발각되자 그 책임을 몽땅 동생들에게 미루는 것으로 보아 영락없이 양아치의 소행 그것입니다. 자기 '나와바리'에 있는 직원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도 지원물자를 잘라먹는 것, 이런 행위 역시 건달형님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입니다. 폼생폼사 원칙의 중대한 위배인 까닭입니다.
위조지폐, 생체실험, 조약파기, 영유아 살해, 불법 구금, 고문, 전쟁도발, 테러, 공개총살, 비공개타살 등등 예를 들자면 어디 한두 가지겠습니까? 양아치 종합선물셋트지요. 역사의 기네스북에 오를 겁니다.
그런데 이 자들이 ‘우리민족끼리’라고 이름 붙여진 싸이트에 대고 최근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부었더군요. 그것도 무슨 ‘시’라는 형식을 빌어서 말입니다. 이 싸이트는 2003년 4월에 개설되었는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소속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고 있답니다.
개가 짖는 것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래서 짖으면 짖을수록 자신이 지금 겁먹고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리는 것이지요. 건달들은 절대 험한 말을 쓰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미 기가 죽어 자신이 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고, 그것들은 양아치의 용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일이 이리 된 것은 모두 이종석 장관님의 선임 장관들 책임입니다. 양아치가 양아치 노릇을 하고 그들의 용어를 사용하는데야 굳이 그 책임을 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들을 다루지 못한 책임을 따져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유럽연합이 앞장서서 4년 내리 유엔인권위에 인권문제를 상정해도, 그들은 별 말 없더군요. 급기야 유엔총회에 상정해서 압박해도 그저 유감 정도를 표명하는 수준이구요. ‘몇 명 납치한 것 가지고(!) 온 세상을 들썩이게 하더라도’ 고이즈미를 그렇게 험하게 몰아붙이지는 못했습니다.
건달은 대접해 주면 선을 지킵니다. 물론 사회인들은 그것을 당연한 상식으로 여기지요. 그런데 양아치들은 대접해 주면 아주 상투 끝까지 기어오릅니다. 자기가 무서워서 그러는 줄 알고 막말을 서슴치 않습니다. 듣기에 민망하지요. 애들이 들을까봐 그게 걱정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이 책임은 온갖 양아치 짓을 해도 ‘양식있는 지도자’라느니, ‘통 큰 지도자’라느니 하는 말로 비위를 맞춰온 선임자들에게 있습니다. 국군포로 생사확인이나 전쟁 이후 피랍자들의 생사확인 요구조차 막아선 자들이 오늘날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국민세금을 제 주머니 돈 쓰듯 해 가며 양아치들 기나 살려주고 말았으니 이 일을 어이할까요? 저들에게 짓밟히고 있는 동포들은 어이할까요?
이종석 장관님. ‘천출명장(天出名將) 김정일을 천출명장(賤出名將) 김정일’로 풀었던 李 某 사무관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이 사무관은 극히 개인적인 발언을 유머러스하게 한 것인데도 우리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고, 그 사무관을 통일교육원으로 좌천시켰지요? 그 때 통일부 당국자는 "일단 직원의 부주의한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를 통해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본인이 교육원에서 자숙하면서 공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말했지요. 이 일에는 장관님도 연루되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저 양아치들 하는 짓거리가 참 묘합니다. 아니 노동계급을 그렇게 강조하고, 관념론은 또 그렇게 배격하면서 왜 시비를 걸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지요. 천민출신이라면 혁명계급 출신이라는 얘기이고, 그것은 반동인 하늘출신보다 훨씬 더 좋은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역시 양아치들은 앞뒤가 맞는 게 없어요. 그저 내키는 대로지요.
지금 생각해도 2004년 통일부가 취한 조치가 참 기가 막힙니다. 이 모 사무관이 뭘 잘못했다는 것인지.. 왜 통일부가 나서서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것인지.... 당최....
이런 짓거리들의 축적이 결국 야당 대표에 대한 쌍욕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여당 의장하고 있는 정 모 선생! 책임지세요. 개인적인 유머까지 나서서 용서를 빌었으니, 국민의 40% 지지를 확보하고 대한민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야당 대표에 대한 공식적 인신공격에 대해서는 그 이상으로 대응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래야 건달 이상은 되겠지요. 두고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종석 장관님. 유럽연합 등이 하는 것을 잘 보았지요? 원칙대로 분명히 하면 개는 짖지 않습니다. 쌍욕도 못 하구요. 그렇게 하세요. 크게 바라는 거 아닙니다. "쌍욕을 하지 못하게 하자는데 전쟁하자는 이야기냐?", 이런 유치한 논점 회피는 그만 하시구요. 네?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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