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페인 중인 베트남인과 한국시민단체 ⓒ2006 이명옥
"베트남 처녀랑 결혼하세요 초. 재혼. 장애인 무료상담"
"베트남 처녀랑 결혼하세요. 100% 후불제, 초혼, 재혼, 장애인, 자식 있으신 분'"
"베트남 처녀 절대로 도망가지 않습니다"
저 반인격적, 빈여성적인 문구는 거리 곳곳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국제결혼 광고 현수막이나 국제결혼 광고지 내용이다. 내용만으로 본다면 마치 베트남 처녀는 인격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돈으로 언제든지 사고파는 시장의 물건, 게다가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교환이나 폐기처분이 가능한 물건 이상 절대 아닌 것 같다.
[중략]
이에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연대와 일부 시민단체는 한국정부와 시민들에게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반여성적이고 반인권적인 광고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민들의 자각을 호소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다른 나라의 식민지배를 받은 과거의 상처도 비슷하고 한국이 베트남에 진 빚 또한 적지 않다. 베트남 참전을 이유로 많은 이들이 그곳에 한국인의 씨를 뿌리고 무책임하게 돌아왔으며 한국의 참전자들이 만들어 놓은 라이 따이한들에 대해 그 누구도 한국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고 양심선언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6.25참전을 이유로 이곳에 수많은 국제 가족을 만들어 놓고 무책임하게 떠나가 버린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나 스코틀랜드 등 각국의 병사들과 같은 과오를 저지르고 그 과오마저 까맣게 잊고 사는 한국인은 또 한 번 베트남 여성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정신대 이야기에 분노하는 많은 이들조차 우리가 베트남에 저지른 과오를 반성하고 넘어가야 함을 간과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게다가 이제 조금 나은 경제력을 무기삼아 베트남 처녀들을 물건 골라잡듯 돈만 있으면 사올 수 있다는 인상을 풍기는 광고를 용납하는 것은 더욱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캠페인은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베트남인들이 어렵게 함께 모인 자리로 정부와 시민사회에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반인권적 광고 행위를 중단할 수 있도록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을 호소하며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낭독했다.
▲정부는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국제결혼 중계 업체의 실태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히 규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는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반여성적이고 반인권적인 현수막, 신문광고 기타 홍보 활동을 즉각 중단하도록 강력한 행정지도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은 업체 스스로 여성을 상품화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자정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들과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들은 말한다.
"한국인 여러분! 만일 일본이나 미국 구석구석에 '한국 처녀랑 결혼하세요. 장애인, 재혼, 노총각...'같은 광고가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사람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상품화하지 마세요.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은 베트남 여성들을 상품처럼 묘사하며 베트남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아내가 집안일을 시키거나 성적 욕구만 충족시키는 도구인가요? 우리는 팔려온 노예가 아니랍니다. 더 이상 우리의 자존심을 짓밟지 마세요. 아오자이는 섹시함을 과시하는 옷이 아닙니다. 우리의 자부심이고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옷입니다. 그 아오자이의 이미지를 왜곡하지 마세요."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