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 놀랐다. 5·31지방선거 승리자 한나라당도 놀랐다.
예상을 뛰어 넘은 여야의 득표 차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압승은 선거 전부터 예견됐으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표 차이가 이렇게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 31일 부산의 한 개표장에서는 개표원들이 한나라당 표가 하도 많다보니 확인도 하지 않고 한나라당 쪽으로 표를 모으는 바람에 재분류하는 촌극까지 있었다.
◇역대 최다 득표차=한나라당은 정당을 선택하는 비례대표 광역의원 투표에서 전체 1876만여표 가운데 1008만여표(53.8%)를 얻었다. 2002년 6·13지방선거 때의 52.1%(859만여표)를 넘어선 역대 최고 득표율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405만여표로 21.6%,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각각 12.1%(226만여표)와 9.9%(186만여표)에 머물렀다.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표차는 무려 600만표를 넘는다. 2002년 때 양당 표차인 370여만표보다 230만여표가 많다.
내년 대선 향배의 가늠자가 되는 수도권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의 경우 한나라당 57.2%,열린우리당 21.3%로 35.9%포인트 차이가 났다. 표로 환산하면 140여만표 차이다. 2002년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당시 집권당인 민주당이 50여만표 차이를 보인 것과 비교해 90만표가 더 벌어졌다. 경기 역시 한나라당이 58.9%로 우리당(22.3%)에 비해 36.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2002년에는 12.8%포인트 차이였다. 인천에서도 양당의 득표율 차이는 37.3%포인트로 2002년의 14.7%포인트를 뛰어넘었다. 수도권이 영남과 함께 한나라당의 최대 텃밭으로 떠오른 것이다.
◇‘노무현 요인’=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노무현 요인’에서 찾고 있다. 서민경제 회복실패,오락가락하는 부동산정책,서투른 외교 등 노무현 정부의 무능이 빚어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노 대통령이 통합보다는 배제의 리더십을 지향함으로써 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했고,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선거 결과에는 서민들의 생활고와 민생파탄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 보수화되어가는 여론을 읽지 못한 집권 세력의 무지와 여당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같은 대표적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도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계속 떨어지는 경고사인이 나왔음에도 청와대의 소통문제 등으로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을 여권의 승리로 이끌었던 호남과 충청권의 지역연합이 붕괴한 반면,박 대표 테러사건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한 점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석 조민영 기자 ys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