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21일 (목) 16:00 조선일보
중국 인수된 한국기업 말라간다
[조선일보 최수현기자]
중국에 인수된 한국 기업들이 말라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투자나 경영 정상화보다 한국 기업의 첨단 기술을 빼가는 데만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닉스반도체 TFT-LCD(액정표시장치) 부문과 쌍용자동차, 엑토즈소프트 등이 중국에 인수된 대표적 한국 기업들이다.
이 중 비오이하이디스(하이닉스 TFT-LCD 부문)는 인수 3년7개월 만인 지난 8일,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당시 중국측은 외부 차입 방식 등으로 매각 대금(3억8000만달러)의 40%만 투자해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비오이그룹은 국내보다 중국 내 설비투자에만 집중했다. 2003년 국내보다 한 세대 앞선 5세대 LCD 라인을 중국에 건설한 뒤 하이디스 핵심 인력 130여명을 데려갔다. 소속도 중국 회사로 바꿨다.
핵심 인력을 뺏긴 하이디스의 국내 연구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2003년 영업이익 984억원을 기록했던 하이디스는 3년 연속 적자를 내더니 2006년 상반기에는 영업손실만 1092억원을 냈다. 부채 비율은 2만%를 넘겼다.
그런데도 비오이측은 지난달 “특허 3000여개 등 하이디스의 핵심 기술을 넘겨주면 추가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회사 ‘알멩이’를 모두 내놓으라는 요구였다. 거부하자 비오이측은 하이디스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쌍용자동차도 비슷한 처지다. 상하이차는 인수하자마자 한국 연구원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였다. 쌍용차 노조관계자는 “상하이차의 직접적인 국내 투자는 1원 한푼 없었다고 본다”며 “최근 사측에서 검토 중인 기술협력계획 ‘L-프로젝트’ 역시 궁극적으로는 중국 현지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으로 보여, 기술유출과 부품산업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2004년까지 흑자를 냈던 쌍용차는 2005년 1033억원, 2006년 상반기 1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회사측이 협의 약속을 깨고 일방적으로 500여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밝혀 노사 간에 첨예한 대립이 벌어진 바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온라인 게임업체까지 중국 자본이 손길을 뻗은 경우다. 2004년 인수된 이 회사도 2006년 상반기 10억여원의 적자로 돌아섰으며 수출도 작년보다 20%이상 떨어졌다.
(최수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pa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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