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관광 달러’ 한국만 차버리나
地自體 ‘차이나타운 건설’ 줄줄이 무산 위기
中 작년 관광객 3100만 한국行은 고작 2.7%뿐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경제효과만 4000억원
비자·서비스업 규제로 화교자본 유치 어려워
정혜전기자 cooljjun@chosun.com
입력 : 2006.12.12 00:15 / 수정 : 2006.12.12 01:26
2년 전 전북 전주시는 ‘차이나타운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13억원을 들여 완산구 다가동 250m 거리를 차이나타운으로 만들면 중국인은 물론 다른 외국인과 국내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전주의 차이나타운은 정말 꿈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지금 완산구 거리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은 중국음식점과 중화요리 재료상, 화교(華僑) 초등학교 등 3곳뿐. 거리 입구에 걸린 ‘전주 차이나타운’ 안내판이 무색하게 ‘○○가요주점’ 등 한국 상점들로 가득 차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해온 차이나타운 건설이 줄줄이 무산될 위기에 몰리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종업원에 대한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와 채용 제한 등 규제가 워낙 많은데다 지자체들의 화교 자본 유치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
지난해 해외로 나간 중국인 관광객은 3100만명. 고성장 중국에 부유층이 급증하면서 해마다 우리나라 3분의 2에 달하는 인구가 돈을 쓰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여행객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상공(上空)을 그냥 지나쳐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4만명(2.7%)으로 일본(112만명)·대만(160만명) 등 경쟁국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세계 화교 자본(약 2조 달러)을 유치하려는 글로벌 경쟁에서도 한국은 한참 낙오돼 있다.
“차이나타운 없는 나라라는오명을 씻자”며 고양시가 의욕적으로 나섰던‘일산 차이나타운’은 잡초만 무성한 채 2년째 방치돼 있다/사진=정혜전기자
◆차이나타운 줄줄이 무산
인천시 중구청은 선린동 차이나타운에 입주할 중국 상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04~2005년 선양(瀋陽), 다롄(大連) 등 중국 5개 지역을 돌며 투자자를 모았다. 투자를 희망한 중국인 300여 명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까다로운 비자발급과 출입국 절차로 입국한 상인들은 40여 명에 그쳤다.
2001년 이후 인천 차이나타운이 유치한 화교 투자자금은 20억원, 44개 점포에 불과했다. 그나마 인천 차이나타운은 나은 편이다. 전북 군산시 차이나타운과 인천 청라지구 아시안빌리지 건설 계획은 자본유치 실패와 사업성 문제 등으로 백지화됐다.
지난 2004년 11월 경기도 고양시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만1000여 평 부지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겠다고 야심차게 발표했던 계획은 2년째 표류 중이다. 이처럼 차이나타운 계획이 엉망이 된 주된 이유는 규제 덩어리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인의 서비스업 취업 규제가 강해 음식점, 기념품가게 등에서 중국인 종업원 채용이 불가능하다. 중국인들 입맛에 맞는 음식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중국 관련 문화 행사나 이벤트를 하려 해도 중국인 행사 요원을 채용할 수 없어 특색 있는 문화상품도 개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박소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수십 년간 세금을 납부해온 영주권자 화교들에게조차 벤처 창업자금 신청이 제한돼 있는 등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차이나타운 특수
반면 세계 각국은 적극적인 차이나타운 육성책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연간 18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도쿄 디즈니랜드 관광객(1600만명)을 웃돈다. 5만평 규모의 이 거리엔 중국인 상점(343개)과 일본인 상점(197개)이 공존하면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의 직접적 경제효과(입주 업소들의 연간 매출액)는 500억엔(약 4000억원)에 달한다.
요코하마의 성공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 덕분이다. 일본은 중국인 엘리트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창업 자금과 영주권을 제공하면서까지 화교 경제를 육성해왔다. 이에 따라 1970년대 2만여 명이던 화교가 현재 50만명으로 증가했다. 북미 세 번째 규모의 캐나다 밴쿠버 차이나타운 역시 정부가 저가로 토지 및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중국 전통공원을 건립하는 등의 지원에 힘입어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한국 차이나타운 경제효과는 23조원”
전경련 연구결과, 서울 등 대도시에 차이나타운이 생길 경우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숙박·음식점·문화활동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인해 총 23조9000억원의 투자 및 소비유발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92만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
한성화교협회 왕문영 부회장은 “화교들은 제삼국에 투자할 때 주로 인맥과 현지 화교들을 활용해 투자한다”며 “한국에 화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화교 자본을 유치하려면 차이나타운 건설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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