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푸궈(富國)증권의 한 지점 객장. 장이 시작된 지 30분 정도 지났을 때여서인지 눈에 띄는 사람들은 머리가 희끗 희끗한 노인 5~6명뿐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객장에 들른다는 황시우쉬엔 씨(78)는 대만 증시가 어떠냐는 질문에 대뜸 "한국 증시 잘나가지 않느냐"고 되묻더니 "한국 주식은 많이 올랐 지만 대만 주식은 그냥 그렇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8월 5일 대만 자취엔지수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4.99%. 같은 기간 한국과 싱가 포르 증시는 각각 21.59%와 13% 이상 올랐다.
한국과 싱가포르가 정보기술(IT) 붐이 일던 5년 전 지수를 회복했으나 대만은 아직 60% 수준이다.
대만 경제는 한국 태국 등이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건재해 부러움 을 샀다.
중소기업 중심 체제로 밑바닥이 탄탄한 데다 엄청난 외환보유액 덕택 이었다.
요즘 대만 경제는 비틀거리고 있다.
IT경기 침체로 2001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3~5%라는 저성장 기조에 갇혀버렸다.
올해 1분기에는 고유 가 여파 등으로 2.54% 성장에 그쳤고, 2분기에는 2.06%로 2%대에 턱걸이했다.
민간 싱크탱크인 대만경제연구원 데이비드 홍 원장은 "올해 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67%에서 지난달 말 3.31%로 하향 조정했다"며 "수입하는 원자 재 값이 상승해 무역흑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성장 고실업'으로 인해 대만은 13년째 '국민소득 1만달러 덫'에 빠져 있다.
환율 탓도 있지만 지난해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처음으로 한국에 뒤지는 수모를 겪었다.
세계경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 에 비해서도 나을 게 없다보니 다소 우울하다.
대만 일간신문 공상시보는 지난 4월 초 '대만,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꼴찌 '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1인당 GDP가 지난해 1만4141달러를 기록해 대만(1만33 59달러)을 처음으로 제쳤다"고 보도했다.
'한 수 아래'라고 봤던 한국에 역전당했다는 사실을 비중 있게 다뤘다.
대만은 92년 처음으로 1만274달러를 기록한 뒤 12년 동안 4000달러도 늘지 않았다.
한 국 역시 95년 1만달러를 첫 돌파한 뒤 9년 동안 2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 다.
다만 한국은 외환위기 때 70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가 회복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대만 경제의 문제점으로 △중소기업 성장 모델 △ 제조업 공동화 △집권당의 독립 추진에 따른 정치 혼선 등 크게 3가지로 꼽았 다.
과거 대만경제의 원동력으로 인식됐던 중소기업 모델은 중소기업들이 대거 중 국 대륙으로 건너가 산업 공동화가 심화됐다.
87년 계엄령 해제 후 중국으로 넘어간 대만 기업 수는 6만개가 넘는다.
정치 불안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소다.
천더우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 측면도 있다.
큰 시장은 중국인데 집권당이 민 감한 독립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과 갈등을 빚어 실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솔직히 아시아 4마리 용은 옛날 얘기이고
한국은 용을 거의 벗어난수준이지만 대만은 용도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