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경호기자]"인도가 중국을 따라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만일 인도가 중국과 같이 해외투자와 시장의 개혁에 나서면 수 십 년 안에 중국 경제를 따라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친디아(Chindia, 인도와 중국을 일컫는 말)' 전문가들이 인도와 중국 경제를 비교해 평가한 말이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13명의 친디아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도가 중국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능할 까?'라는 주제로 온라인 토론을 벌였다. 이 친디아 토론은 앞으로 8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첫 토론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도 경제가 중국을 넘어서는 것은 수십년간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장 규모, 외국인 투자를 받아 들이는 빠른 정책변화,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기반시설(인프라), 소비력에서 중국이 앞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레이 글로벌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비베카 찬은 "중국은 국내시장 규모와 소비력이 큰 게 강점"이라며 "시장 규모와 성장 크기로 볼 때 인도가 중국을 앞서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고 전망했다.
미 오하이오주립대 피셔 경영대학의 이데드 쉔카 교수는 "적어도 수년간 인도는 중국과 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는 인도보다 많으며,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사회 시스템과 정치적 안정을 인도 성장의 발판으로 꼽았다. 스트라스지에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CEO겸 회장 도날드 스트라지에임은 "인도는 민주주의와 법, 데이터의 정확성, 재산권 등 경제가 발전한 나라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은 '제도적 자본(institutional capital)'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HCL 테크놀로지스 전략담당 부사장 사우라브 애드히카리는 "인도는 1991년 개혁을 추구한 이래 14년간 정치적으로 안정됐다"며 "따라서 인도는 어떤 정부아래서든 큰 결단이 유지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 해외직접투자(FDI)가 줄 이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인도 성장의 열쇠는 노동시장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 보스톤 컨설팅그룹의 오런 마리아 회장은 "인도는 관료와 정책의 변화가 더딘데다 혼란스럽다는 점에서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따라서 이런 제약이 완화되고, 시스템이 정비되면 중국의 성장률에 필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업무담당 마드하브 바츠쿨리는 "인도는 제약이나 정보통신(IT) 등 여러 부문에서 성장 준비가 됐다"며 "인프라가 갖춰지면 서비스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10년간 제조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의 사회활동가이자 작자인 라이니 바크쉬는 "중국은 일관된 정책에 힘을 받고 있다"며 "인도 최대 도전은 시행착오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편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발췌한 것이다.
◇ 서브토토 배그치(Subtoto Bagchi, 마인드트리 컨설팅 수석 영업담당, 국적 인도, 미국)
중국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장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다. 나라의 정세에 따라 적절히 성장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인도는 독특한 과거 역사를 갖고 있고, 현재 상황도 매우 다르다. 미래도 독특한 비전을 펼쳐 보일 것이다. 미래에 관한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치적으로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다.
보통 50대 후반 인도인들이라면 모두 자유의 가치를 배웠다. 자유는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성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 오데드 센카(Oded Shenkar, 미 오하오이주립대 피셔 경영대학 교수, 미국)
적어도 수년동안 인도는 중국과 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는 인도보다 많다. 이는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 된다. 해외투자에 있어 중국이 앞서는 위험은 줄어드는 반면 기회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인도의 민주주의는 시장 자유화와 유연한 노동에 기초한 중 당국의 독재에 비해 (성장에) 방해로 비춰진다. 인도는 또 홍콩이나 대만과 같이 기술이나 자본이 풍부한 이웃이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의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을 따라 잡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비베카 찬(Viveca Chan, 그레이 글로벌 그룹 CEO, 홍콩)
인도는 깨어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의 높은 성장률은 놀랍지 않다. 그러나 시장 규모와 성장의 크기로 볼 때 인도가 중국을 앞서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은 제조분야를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규모와 국내 소비력도 큰 편이다. 인도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부가가치인 정보통신(IT) 서비스에 강하다.
그러나 인도가 생산에 매진하고, 중국이 인도기업을 사들여 인도에서 생산에 나서면 상황이 바뀔 수 있지만 문제는 소비력이다.
인도 소비자는 검소한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쫓는다. 따라서 중국에 비해 인도 시장이 더 빨리 성장하려면 인도 소비자들이 필요치 않은 물품에 더 많은 돈을 쓰도록 부추겨야 한다. 결국, 시장의 성장은 브랜드의 성장과 다름없다.
◇ 오런 마리아(Arun Maria, 인도 보스톤 컨설팅그룹 회장, 인도)
인도 국내총생산(GDP)은 한계가 있다. 해외직접투자(FDI)와 기반시설(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관료와 정책의 변화가 더딘데다 혼란스럽다는 점이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의 '일치단결'과 비교된다.
따라서 이런 제약이 완화되고, 시스템이 정비되면 중국의 성장률에 필적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을 정비하려면 앞서 언급한 대로 개발 목표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라이니 바크쉬(Raini Bakshi, 사회활동가 및 작자, 인도)
문제는 어떤 조건 하에 성장하느냐다. 높은 성장을 위한 경쟁은 단기 문제일 뿐이다. 성장을 재규정하고,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패턴을 만들어 내는 능력에 미래가 달려 있다.
인도와 중국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일 만한 지식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 인도는 창조적이고 활동적인 비정부단체(NGO)로 인해 이익을 얻고 있으며, 중국은 일관된 정책에 힘을 받고 있다. 인도에 대한 최대 도전은 시행착오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편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 사우라브 애드히카리(Saurav Adhikari, HCL 테크놀로지스 전략담당 부사장, 인도)
중요한 미시 ㆍ거시 조치들이 이뤄지면 인도는 중국과 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인도는 1991년 개혁을 추구한 이래 14년간 정치적 혼란은 좌익에 의해 의사결정이 중단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화됐다. 따라서 앞으로 인도는 어떤 정부아래서든 큰 결단이 유지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FDI나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줄 잇게 된다.
그러나 인도가 중국의 성장률을 뛰어 넘는 데 미시적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인도의 중산층은 더 좋은 서비스와 제품, 더 뛰어난 정부를 원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앞으로 수 십년 내 인도의 성장이 중국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된다.
◇ 도날드 스트라스자임(Donald Straszheim, 스트라스지에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CEO겸 회장, 미국)
인도 정부 지도자들이 중국의 교훈에 눈을 뜨고 경제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인도의 성장은 더딜 것이다. 외국인의 직접 투자(FDI)를 끌어내기 위해 인도는 더 많이 개혁해야 한다. FDI는 성장에 중요한 자본이다.
하지만 인도는 민주주의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법, 데이터의 정확성, 재산권 등 경제가 발전한 나라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은 '제도적 자본(institutional capital)'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 매드하브 바쿨리(Madhav Bhatkuly, 뉴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 업무담당, 인도)
앞으로 수 십년 내 인도의 성장률이 중국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두 국가 사이의 성장률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인도가 인프라나 FDI의 투자 없이 성장한 반면 중국에는 인프라와 FDI의 투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즉, 인도는 자본이 부족한 가운데 성장했지만 중국의 성장은 대량 자본의 차입 결과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인도는 전력, 통신, 도로, 항구 부문에서 인프라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외국 투자부문에서 이제 외국인의 지배구조는 몇몇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곤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인프라가 갖춰지면 인도도 고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제약이나 IT에 이어 여러 부문에서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에 성장을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 10년간 제조 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수비어 고캄(Subir Gokam, 신용평가기관 크리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비율과 경제성장률을 비교하면 인도 경제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인도 경제가 제조업보다 자본의 투입이 적은 서비스 성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가 노동시장을 개혁하고 투자환경을 조성하면 제조 분야에 힘입어 고도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가 시장 개혁에 앞설 수 없기 때문에 인프라는 매우 천천히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몇 가지 걸림돌만 제거하면 중국보다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 왕용(Wang Yong, 스쿨 오브 인터내셔널 스터디즈 부교수, 인도)
앞으로도 중국의 성장 속도가 인도보다 빠를 것이다. 동부 해안과 같이 서부 내륙을 개발하면 중국은 두 개의 성장동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 개 당이 지배하는 정치시스템이지만 당은 다원화된 사회의 요구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적 자유도 점점 더 보장되고 있다. 아주 빠르게 법치국가가 되고 있으며, 투자환경은 앞으로 몇 년간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치 사회의 안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웬란 쟝(Wenran jiang, 유니버시티 오브 알버타 정치학부 부교수, 캐나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중국의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시와 시골의 경제적 격차는 중국의 성장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인도도 경제적 기적을 이뤄내기 위해선 비슷한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중국과 같이 부의 분배도 문제다. 1억6000만 명에 이르는 인도의 '천민(untouchables)'이 경제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외자를 끌어 들일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외자유치에 성공했다. 인도가 이들 나라보다 해외자본을 더 많이 유치하지 못하면 중국과 같이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경호기자 holee@money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