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북한핵 - 미국 영향력 확대 저지 … 시장주의 공산국가 되길 바라
이란핵 - 에너지 수급원 자극 않겠다 …안보리 회부 비토권 행사할 것
중국이 국가 전략 차원에서 세계 안보와 직결된 북핵과 이란핵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
유럽은 이란 핵문제가 UN 안보리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비토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핵해결이 난관에 봉착하게 되자 중국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중국이 이란과 북한 두 나라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중동과 아시아지역에서 중국의 이익을 위해 양국을 비호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란과 700억달러어치 가스 석유공급 계약 체결 = 이란은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 3국이 제시한 ‘핵 개발 중단에 대한 보상 제안서’를 거부하고 이스파한의 우라늄 전환시설 재가동에 들어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1일 이란이 핵시설 가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무시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란핵의 안보리 회부에 비토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에너지 수급에 혈안이 돼 있는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산유국인 이란과의 외교적 우호 관계를 깨뜨릴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지난해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30년간 700억 달러어치의 가스와 석유를 공급받는다는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AEA)에 따르면 중국은 1993년 이후부터 석유에너지 3분의 1을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80%가 해외로부터 수입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원유수입의 3분의 2를 중동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의존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중국을 전략적 불안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또 중동으로부터 수입되는 원유는 중국과 오르무즈 해협 사이 1만2000km 해상을 따라 운반되는데 이 지역은 미 해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핵과 이란핵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풀리면서 미국의 패권이 강화되는 것을 더더욱 원하지 않고 있다.
◆북한, 시장경제로 전환시켜 정권 공고히 한다는 계획 = 중국이 6자회담에 비교적 적극적인 행동을 보인 것은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대신 미국이 대만 해협문제에 대해 눈감아준다는 모종의 거래에 따른 것이라고 르몽드는 전했다.
하지만 사실 중국은 그 누구보다도 북한이 현 상태로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붕괴되고 미국과 협력으로 한국 주도의 통일이 이뤄질 경우 미군이 중국 국경지대에 주둔 할 수 있다 사실만으로도 중국에게는 끔찍한 악몽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은 북한에 압력을 가하더라도 여전히 ‘우정 어린 정도’ 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이 바라는 것은 북한을 중국과 같이 공산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해 북한 정권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자급자족 체제를 국가 기반으로 삼고 있는 북한을 시장경제로 전환하게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경제제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은 북한 김정일 정권이 왜 ‘자신들이 벌인 핵 도박판’에서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는 지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르몽드>는 덧붙였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