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中주석 내달 美방문
[경향신문 2005-08-21 18:24]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음달 방미길에 오르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당초 계획을 바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소유의 별장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 가지 않기로 했다.
후주석은 대신 워싱턴을 찾아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 방문에 걸맞은 화려한 접대를 받기로 결정했다. 중국과 미국은 후주석이 다음달 13일 뉴욕에 도착, 유엔 창설 6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뒤 15일 워싱턴에서 국빈 방문을 시작하는 등 방미일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당초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후주석을 크로퍼드 목장으로 초청할 계획을 중국측에 타진했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 후주석이 동시에 백악관도 방문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에 대해 미국은 두가지 중에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요구했고, 중국은 하는 수 없이 백악관을 방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은 후주석이 크로퍼드 목장을 방문할 경우 2002년 목장을 찾았던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에 이어 목장을 찾는 두번째 중국 지도자가 되는 기회를 놓치는 것을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부시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자연스럽게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크로퍼드 목장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은 전통적인 맹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비롯해 이라크에 파병을 해준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총리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은 백악관의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붉은 카펫이 깔린 로즈가든에서 의장대 열병을 받고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등 가장 품격이 높은 화려한 접대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중국은 실리와 체면을 놓고 결국 체면을 선택한 것으로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한편 미·중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등 국제 현안과 함께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 누적과 위안화 추가 절상 등 양국 공통 관심사를 논의할 전망이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iph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