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한국 가전사 인수합병(M&A) 움직임을 보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하이얼은 직영 애프터서비스(AS) 조직망을 갖추지 못한데다 판매망조차 온라인 위주로 운영돼 국내 가전사들로부터 ‘평가절하’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하이얼이 한국법인인 하이얼코리아를 ‘종합가전사’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가전사 M&A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기업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하이테크가전도 판매 시작=하이얼은 최근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 하이테크 가전제품인 ‘32인치 LCD TV’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화질이 뛰어나고 PC 모니터 연결기능 등 국산 제품과 유사한 사양을 갖췄음에도 불구, 가격은 국산보다 평균 100만원가량 저렴하다.
하이얼은 그동안 소형 에어컨·냉장고 등 단순 백색가전 위주로 제품을 판매해오다 최근 하이테크 가전제품에 대한 판매도 시작했다.
하이얼의 이러한 행보는 종합가전사 진입을 목표로 기존의 ‘저부가 백색가전’에서 ‘고부가 디지털가전’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이얼은 대만 등의 LCD업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를 활용해 LCD TV를 생산, 저가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하이얼코리아가 종합가전사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하이테크 가전제품까지 판매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M&A 움직임=하이얼코리아가 종합가전업체로 발돋움하기위해 국내 가전사에 대한 ‘M&A’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이얼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국내 가전사는 대우일렉트로닉스다. 현재 자산관리공사, 외환·조흥·우리은행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매각일정대로 추진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디지털 TV부터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카오디오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대우전자서비스를 비롯해 전 세계에 18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대우전자서비스는 현재 전국에 309개의 서비스센터와 2000여명의 서비스전문요원을 운영하고 있어 하이얼의 취약한 판매력을 만회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차세대 화면표시장치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해 대용량 광저장 장치, 홈네트워크 등 신규사업에도 진출, 미래성장 기반도 갖춘 기업이다.
이에 따라 하이얼은 국내 가전시장에서 종합가전사로 발돋움하기위해 가장 먼저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한 M&A 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하이얼의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M&A 실현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중국기업의 한국기업 M&A 움직임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가전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하이얼의 국내시장 파괴력은 저가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국내 가전사 M&A를 통해 종합가전사로 변모한다면 삼성전자, LG전자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하이얼의 M&A에 대해 “올들어 하이얼측에서 서비스 부문 협약을 요청했으나 거부했다”며 “현재 하이얼에서 특별한 M&A시도 움직임은 감지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