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골프·성상납 産銀간부들 ‘불법 대출장사’
[경향신문 2005.08.29 18:19:36]
영세 제조업체들에 2백억원을 불법 대출해주면서 그 대가로 라면박스로 뭉칫돈을 받는 등 4억원을 챙기고 성상납과 골프접대까지 받은 산업은행 간부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안기부 불법 도청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29일 서울 혜화전화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김정근기자
경찰은 산업은행에 유사한 금융비리 사건이 더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1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산업은행 시화지점 전 부지점장 김모씨(51)와 전 차장 김모씨(39)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윤모씨(43) 등 대출담당 직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불법대출 실사를 게을리한 혐의(직무유기 등)로 산업은행 본점 실사팀 남모씨(53)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함께 대출브로커 이모씨(42)와 ㅁ하이테크 대표 조모(40), ㅎ사 대표 이모(50), ㅁ사 대표 최모(47)씨 등 5명을 뇌물공여 및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부지점장 김씨 등은 2003년 6월24일 ㅁ하이테크 조씨에게 산업자금 25억원을 대출해 주는 대가로 4천만원을 받은 데 이어 같은해 10월 시흥시 ㅅ유흥주점에서 3백만원 상당의 주류와 성상납을 받았다. 또 제주 골프장에서 3백50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는 등 2003년 1월부터 모두 18차례에 걸쳐 2억4천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다. 전 차장 김씨는 2003년 3월11일 25억원의 대출 대가로 ㅎ사 이씨로부터 라면박스에 든 현금 5천만원을 받는 등 3개사로부터 20차례에 걸쳐 1억4천여만원 상당의 돈과 향응을 받았다. 이밖에 산업은행 본점 남씨 등은 대출업체에 대한 현장실사를 게을리하고 업체로부터 1백7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대출브로커 이씨는 ㅁ하이테크 및 ㅎ사와 산업은행 간부들을 연결시켜줘 2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토록 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ㅁ사 최씨는 61억원을 대출받아 공장부지를 사들인 뒤 일부를 미등기 전매해 14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전 부지점장 김씨 등 산업은행 간부들은 대출조건이 미흡한 ㅁ하이테크 등 업체들에 자본금 비율을 높이게 하거나 분식회계를 통해 공장부지를 구입한 뒤 시가보다 높게 책정토록 해 이를 담보로 대출금액을 높이는 수법으로 불법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춘섭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이들은 준공무원으로 연리 3~5%의 산업기업자금 대출조건을 사실상 은행 직원이 임의로 판단하는 점을 악용해 금융비리를 저질러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은 ‘복수심사제도’ 등 심사를 거쳐 승인됐으며 그 과정에서 위규나 부당 업무처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문제가 된 직원들은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최인진기자 ijcho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