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기에 허락받지 않고 불펌 했습니다 ㅡㅡ;;
모이자 자작글에 있는 글인데..글 쓴이는 한국인들의 중국행에 대한 이해를 잘 하고 있는 분 같습니다.회사와 사장님..같은 동포에 대한 애뜻한 마음도 보이고..
울지마, 중국이 살길이다—
이렇게 묵묵히 앉아 서류를 정리하고
떠날 차비를 하는 내 맘은 정말로 아프다
숨막힐듯한 조용한 사무실 분위기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서랍여닫는 소리와
쫙쫙 종이 찢는 소리는 회사직원들이 맘 찢으며 들려온다
아침까지만 하여도 웃고 떠들면서
추석을 어떻게 맞이할가 열심히들 토론하고 있던 회사동료들은
뒤늦게 사무실에 들어서는 사장님의 무거워보이는 기색에 숨죽인다
드디여 사장님이 선포—
부득이한 상황으로 회사를 포기하렴을 알려드립니다…
갑자기 쥐죽은듯 고요해진 사무실
누구도 한마디 소리도 없다
다만 사장님의 침통한 목소리—
여러분 절 따라 고생도 많이 하고
저도 여러분들과 열심히 사업을 이끌고 가고싶었지만
계속 이렇게 나가단 여러분들의 앞길에도 방애가 되고
여러분들에게도 피해가 갈가 걱정되여
회사를 포기할 결정을 내렸어요
모두들 의문도 많고 할말도 많겠지만
그냥 속에 넣어두시고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아무 말도 마시고 그냥 그대로 떠나가주세요……
이렇게 회의를 마친 우린
누구도 아무 말도 없다
그냥 묵묵히 서로 좋은 직장 다시 찾기를 축원하면서
이국타향에서 5년간이나 동서분주하며 살길을 찾아 헤매던 사장님이
넘어진 자리에서 빨리 또다시 일어나기를 기도하면서
이렇게 항상 보배처럼 다루워왔던 서류들을
찢고 째기고 부스려 뜨려 휴지통에 버린다
몇년간의 사장님의 심혈이 담긴 서류들은
몇년간의 직원들의 정성이 담긴 서류들은
이렇게 경쟁사회에 도태되여 짓밟혀서
무정하게 찢기여 사장님의 한숨속에서
직원들의 무거운 마음을 부스려뜨면서
하나 둘 휴지통에 버려진다
드디여 무거운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 돌려 정든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의 뒤모습
뒤이어 사무실의 뒤처리를 부탁하시면서 떠나가시는 사장님의 뒤모습
이렇게 하나하나의 뒤모습들을 보내고나서
난 삽시에 이름할수없는 슬픔에 휩싸인다
회사에 남아있는 제품들은 하나하나 포장해서
하나하나 사장님이 부탁하신 주소로 보내고나서
난 정든 사무실을 다시 한번 휘둘러본다
여기서 내꿈을 심고 그 꿈을 키워가려던나
이렇게 갑자기 깨여진 내 꿈보다도
이국타향에서 이렇게 빈털털이가 되여
떠나가시는 사장님의 마지막 모습에 더욱 애처로워진다
마지막으로 뒤처리를 맡기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평소엔 무섭기만 하던 사장님에게
많고 많은 위로가 필요될지 모를 사장님이겠지만
난 위로의 말을 할수가 없었다
다만—
나중에 더 큰 회사차려서 절 다시 찾아주세요.
너무나도 창백하고 힘없는
어쩌면 너무나도 현실을 벗어난 말이였는지 모르지만
사장님이 다시 일어서길 바라는 나의 간절한 맘에서였다
난 맘속으로 부르짖었다
사장님, 제발 힘내세요. 제발…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휘둘러보던 나는
사장님의 책상위에 버려진 붉은 표지 두툼한 책에 눈이 끌렸다
그것은 중국을 소개한 책—울지마, 중국이 살길이다—이다
중국이 살길이다—
얼마나 오랜시간을 우리 사장님과 함께 했을지 모를 이 책
얼마나 많은 힘든 가시밭 길을 동반했었으며
얼마나 많은 위기와 얼마나 많은 성공의 즐거움과
얼마나 많은 실패의 쓰라린 고독을 동반해왔을가?
어려울때마다, 힘들때마다, 갈림길에서 헤맬때마다
힘이 되여주었고 등대가 되여주었었을 이 책
사장님은 아마—
이렇게 이 책장을 넘기면서 다시 힘을 찾고
이렇게 이 책장을 넘기면서 갈수록 심산뿐인 곳에서 길을 찾아 헤매고
이렇게 이 책장을 넘기면서 모순속에서 답안 찾아 허둥대며
갈수록 어두워지는 밤길에 자그마한 빛이라도 잡으려 모지름썼으리라.
중국이 살길이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이 책에 미혹되여
무진한 희망을 품고 이국타향의 안개속에서 허둥대다 쓰러지고
얼마나 많은 사업가들이 이 책에 미혹되여
고향을 버리고 이국타향의 깊은 산속 미로에서 지치고 상하여
끝내는 원망과 미움, 아픔과 실망만 가지고 다시 귀국해야만 했던가
중국이 살길이다—
저 아득이 지나간 옛날 얼마나 많은 우리 조선족 조상들이
이 말에 끌려 쪽박차고 보따리 이고 압록강을 건너
생소한 이곳에서 갖은 수모를 다 받으며 삶을 도모하였던가
예나 지금이나 중국이라는 대국의 옆에서
대국의 설음을 받으면서도 대국에 기대고 싶어하는
힘이 약하면서도 강인하기만 한 우리 민족들
역사를 뒤져보며서 난 이름할수 없는 서글픔에 잠긴다
몇년전의 아세아 사대용의 부러움을 지니고 있던
하지만 점점 경제가 기울져가는 고국의 안타까운 현실
그에 따라 점점 힘들어 하는 그러면서도 아세아 사대용의
그 위풍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불쌍한 피해자들
중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다만 한국인이라는 오기로 사업을 진척하려는
그러면서 어느샌가 날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퍼지는
한국인들에 대한 불신임을 애써 도피하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동포로서, 조상의 넑이 담긴 고국땅에 대한 미련땜에
내 마음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너무나도 슬프다.
중국이 살길이다—
난 그 책을 내 가방에 챙겨넣는다
중국이 살길이다—
난 그 책을 읽으면서 묻고 싶다
중국이 살길이다—
무작정 중국으로 향하는 고국땅의 그대는 정말로 살길에 바로 들어선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