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 슐리만의 중(中)·일(日) 여행기
[조선일보 2005-09-30 21:21]
고고학자 슐리만, 150년 전 청일을 가다
하인리히 슐리만 지음 | 이승희 옮김 | 갈라파고스 | 215쪽 | 9800원
[조선일보 김기철 기자]
“난생 처음으로 이런 공중목욕탕 앞을 지나가는데 내 시계줄에 매달린 기이하게 생긴 붉은 산호를 보기 위해 호기심에 찬 30,40명의 벌거벗은 남녀들이 목욕탕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 광경을 보고 나는 절로 ‘아이고, 이 가련한 중생들아!’라는 외침이 튀어나왔다.”
1865년 일본을 여행한 고고학자 슐리만이 적은 여행기의 일부다. 청나라와 일본을 각각 한 달간 여행한 그는 일본의 혼욕 풍습에 당황하지만 객관적인 자세를 취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남녀 혼탕에 가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들을 질책하거나 비난할 수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여행한 슐리만은 먼저 “인간의 손으로 지어진 것 중에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라고 칭송한다. “하지만 지금은 위대했던 과거의 묘비가 되어 장성을 가로지르는 협곡에서 중국의 몰락을 가져온 부패와 퇴폐에 대해 침묵으로 항의하고 있다”고 썼다. 20개월간의 세계여행을 마친 마흔 넷의 슐리만은 1866년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 등록, 고고학을 배워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김기철기자 [ kich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