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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선입견과 편견
이름 : 흠흠
2005-10-07
선입견과 편견 얼마 전 어느 영화시사회에서 도중에 10분가량을 영사기에 프린트를 거꾸로 걸어 위아래가 뒤집힌 채 상영되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한다. 나체의 두 여자가 물구나무서기를 해서 펄쩍펄쩍 뛰는 장면을 보면서 이것이 사고라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 역시 93세의 노장 감독이라 또 이런 실험을 했나보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자는 모두 250여 명의 영화평론가와 영화담당기자였다. 또 다른 경우로, 40여 년 전 뉴욕 현대미술박물관에는 헨리 마티스의 추상화 ‘르 바또’가 전시되어 40여 일 동안 약 10만여 명이 이 그림을 보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실 이 기간에 그 그림이 거꾸로 걸려 있었다는 것이다. 이 두 예는 저명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선입견이 빚어낸 실소이다. 선입견이란 어떤 특정 대상에 대하여 실제 체험에 앞서 갖는 주관적 가치판단이다. 이런 선입견(관)이 합리화되고 고정되면 편견(偏見)이 되고, 객관적 사실이 왜곡 인지되어 그 모순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선입견이 얼마나 사실을 왜곡할 수 있고 인식을 그르칠 수 있는가는 다음의 경우가 더 극명하게 이해시켜줄 것이다. 전 세계를 이끌어 갈 지도자로  다음 세 명의 후보들 중에서 당신이 선택해야한다면 누구를 뽑겠는가. A 후보는 부패한 정치인들과 결탁한 적이 있고, 때로는 점성술을 가지고 결정을 하며, 두 명의 부인이 있고 줄담배를 피우며 하루에 두세 병의 마티니를 마신다. B 후보는 대학 시절 마약을 복용한 적이 있고 담배골초이며 위스키 4분의 1을 마신다. C 후보는 전쟁 영웅이다. 채식가며, 담배도 안 피우고 경우에 따라서 맥주를 가끔 마신다. 불륜관계란 가져 본 적이 없다. 후보 A는 플랭크린 루즈벨트, 후보 B는 윈스턴 처칠, 후보 C는 아돌프 히틀러이다. 당신이 선택한 인물은 누구였습니까. 우리의 삶이란 결국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선택하여야 할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오랜 기간의 숙고가 요구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점심식사를 어떤 메뉴로 할 것인가 하는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배우자나 직업 또는 종교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매우 중요한 결정도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내린 수많은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과연 얼마나 최선의 것이었는지 도무지 자신이 없다. 아니 후회하지 않은 선택과 결정이 몇 번이라도 있었는지조차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후회는 정신연령과 시대조류에 따른 착오와 변화에서 온 것일 수도 있으나 그 보다는 끈질긴 선입견과 편견이 올바른 판단과 결심을 방해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17세기 초 자연과학의 발달에 단초를 제공했던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선입견과 편견을 우상이라는 말로 표현하여, 실재를 볼 수 있고 참된 인식에 도달하기 위해 이를 반드시 타파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굴의 우상’은 동굴에  갇힌 죄수들이 어두운 벽면만 쳐다보게 되어 있어 벽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살게 되어 있다는 비유를 설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횃불 빛에 반사되는 그림자들만 보고 그것이 사물의 실재라고 생각하고 산다. 다른 것은 볼 수도 없고 비교할 수도 없어, 그림자가 그림자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게 된다. 우리들은 여기에 등장하는 동굴에 얽매었던 인간들처럼 넓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좁은 소견에서 빚어지는 착각들, 개인의 호오나 편견, 선입견이 빚어내는 우상을 말한다. 나는 타인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 사람의 능력이나 인품보다는 출신학교, 학위, 용모, 성별, 연령, 종교, 직위나 계급 등을 더 우선하지는 안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또한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하여 인식하는 사유체계에 이런 선입견이나 편견이 개입되지 않고 얼마나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처리하였는가. 나는 사물 ·사항 ·인물 등에 대해 미리 접한 정보나 처음 접했을 때 가진 지식에 의해 판단하고 처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선입견과 편견, 그것이 호의적인 것이든 악의적인 것이든 실재를 합리적이고 구체적이며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건전한 판단과 대응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타파하고 배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도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베이컨의 우상타파의 철학이 자연과학 발전의 촉진제로 작용했던 것처럼.(0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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