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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루 세 끼나 해요?”
이름 : 구채구
2005-10-13
가정형편이 어려운 한 초등학생이 무심코 던진 이 말 한마디가 중국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에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격차가 동심에까지 깊은 상처를 주고 있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국 일간지 신시스바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베이징성치 희망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12명은 지난주 국경절 연휴 동안 광저우시에 있는 리위앤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들은 모두 허베이성의 산골 지역에 살고 집이 가난한 학생들이다. 베이징성치 희망초등학교는 ‘희망공정(希望工程, 빈곤지역 학생들을 돕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공익사업)’ 차원에서 가난한 초등학생들을 위해 세워진 학교. 반면 광저우 리위앤초등학교는 가정 형편이 훨씬 좋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다. 리위앤초등학교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베이징성치 희망초등학교 학생들은 ‘손에 손잡고’ 활동에 참여했다. ‘손에 손잡고’ 활동은 도시와 시골의 초등학생들이 서로 돕고 관심을 가지면서 함께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희망초등학교 학생들은 한 명씩 리위앤초등학교 소년선봉대 소속 초등학생 27명의 가정에서 초대를 받았다. 리위앤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각자 자기 집에서 머물게 된 희망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정성 들여 새우·게·생선 요리를 준비했다. 그런데 희망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런 요리들을 잘 먹지 못했다. 평소 이 같은 요리를 먹지 않아 먹는 방법을 몰랐던 것. 대신에 그들은 면류와 만두, 야채를 먹고 싶어 했다. 희망초등학교 학생인 딩쇼샤(여)도 리위앤초등학교에 다니는 가오융스의 집에서 사흘 동안 숙식을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딩쇼샤는 가오융스의 어머니가 차린 저녁을 대접받았다. 그러나 딩쇼샤는 저녁밥을 먹지 않았다. 딩쇼샤는 오히려 가오융스에게 “오늘 나는 이미 두 끼를 먹었는데, 왜 또 밥을 먹는 거냐”며 대뜸 “너희 집에선 식사를 하루 세 끼나 하냐”고 물었다. 딩쇼샤의 말에 가오융스의 가족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뒤 사정을 들어보니, 딩쇼사는 지금까지 고향 집에서 하루에 한 끼 식사만을 해왔던 것이 드러났다. 이유는 말 그대로 하루 세 끼를 먹을 만큼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정을 알게 된 가오융스와 가족들은 마음이 무척 아팠다. 가오융스뿐만 아니라 사흘 동안 허베이성의 빈곤 초등학생들과 함께 집에서 먹고 자며 생활한 리위앤초등학교 학생들도 마음이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허베이성의 빈곤 초등학생들에 대한 측은함과 미안함이 가득 찼다. 행사 마지막 날, 리위앤초등학교는 2만 위안(약 300만 원)가량의 돈과 서적, 학용품을 모아서 허베이성 초등학교에 전달했다. 대부분 리위앤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앞 다투어 기증한 것들이었다. 한 학부모는 5000위안(약 65만 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중국 후난신문은 “도시민들이 빈곤 문제를 잊으면서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가난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망각되고 있다”며 “경제 고속성장을 부르짖는 한편에는 아직도 하루 한 끼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베이신문은 “가오융스와 딩쇼샤는 비록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라며 “‘식사를 하루에 세 끼나 해요?’라는 딩쇼샤의 거짓말 같은 질문은 부정부패로 부를 쌓아가는 중국 사회의 다른 한 단면과 너무나 뚜렷하게 대조를 이룬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또 “딩쇼샤의 질문은 듣는 사람을 난처하게 할 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전체를 부끄럽게 한다”며 “정부가 이달 제16기 5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빈부격차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겠다고 한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이달 11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폐막하면서 ‘공동부유(共同富裕, 모두 다 같이 잘 살자는 이론)’를 핵심으로 한 5개년 발전계획을 의결했다. 이는 20여 년 동안 경제 개혁·발전의 핵심이론이었던 덩샤오핑의 ‘선부론(먼저 일부가 부유해진 다음 이를 확산해 나중에 모두 함께 부유해지자는 이론)’에서 전환하겠다는 의미라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의 새 발전계획은 도시민보다 생활수준이 훨씬 떨어지는 농민들의 수입 증대와 빈곤 계층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앞으로 빈부 격차 및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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