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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100년전 개항기 인천(仁川) 옛 모습 되살린다
[조선일보 2005-09-09 11:25]
차이나타운 옆에
재팬거리 새 단장
건물·도로 복원… 관광명소로 탈바꿈
중국집 공화춘은 자장면 박물관으로
[조선일보 이용수 기자]
100여년 전 개항기의 역사와 문물이 당시 인천의 도심지(현재의 중구 일대)에 되살아난
다. 인천은 구한말 근대의 관문 역할을 한 국제도시였다. 제물포항(지금의 인천항)에
는 외국 선박이 수시로 드나들고, 일본·청·영국·러시아 등의 영사관을 중심으로 각
국이 치외법권을 누리는 조계(租界)와 지계(地界)가 설정돼 외국인 수천명이 활보했
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2010년까지 900억여원을 들여 개항 당시 건축물들과 거리를 되
살릴 계획이다.
황흥구 중구 부구청장은 “외국에 의한 굴욕적 개항이었지만 당시 활기찼던 제물포의
모습을 창조적으로 되살리는 작업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역사·문화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활기찾는 차이나타운·일본거리
경인전철 인천역 앞에 펼쳐진 차이나타운은 1884년 청국영사관 주변에 형성된 청국조계
(淸國租界·치외법권 지역)에서 유래됐다. 한때 화교 1만여명이 북적댔지만 지금은 500
여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최근 옛 모습이 살아나고 있다. 온통 붉게 외벽을 칠한 식당
과 잡화점, 치파오(旗袍·중국 전통의상)를 입고 뛰어노는 아이들. 소설 ‘삼국지연
의’의 주요장면을 옮긴 130m 길이의 담장벽화…. 중국이 따로 없다. 중구청은 앞으
로 낡은 중국식 건물 200여채를 단장하거나 아예 새로 짓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차이나타운 바로 옆 옛 일본조계(日本租界·현 중구청사 일대)는 최근 도로가 말끔
히 정비됐다. 전신주는 지하로 들어가고 대신 예스런 가로등이 들어섰다. 주변 상가와
주택들은 개항 당시의 분위기에 맞춰 일본풍으로 바뀐다. 중구청은 이 사업이 끝나면
중국·일본 분위기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이색 관광지로 거듭나고,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항기 건축물들이 부활한다
복원될 건물은 모두 8개. 영국·러시아·일본·청나라 등 4개국의 영사관을 비롯해 영
국인 부호 제임스 존스턴이 1905년 각국공원(현 자유공원) 정상에 지어 인천의 상징이
됐던 존스턴 별장, 러일전쟁을 앞둔 일본이 1904년 해군 작전수행에 필요한 기상관측
목적으로 세운 인천관측소, 활동사진과 영화를 상영했던 표관(瓢館), 조선에서 무역업
을 하던 독일회사 세창양행(世昌洋行)의 사택 등이다.
각국 영사관의 경우 해당국 대사관을 통해 복원비용을 지원받고 완성 후 대사관측에 건
물 운영을 맡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 흩어져 있는 근대 건축물들의 이력을 찾
는 사업도 병행된다. 중구청 관광개발과 정준호씨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주요 근대 건
축물 60여개가 만들어진 배경과 지금껏 어떻게 쓰여 왔는지 등을 기록한 동판(銅版)을
건물마다 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풍스런 건물은 박물관으로
일본조계 한복판에 세워졌던 옛 일본 ‘18은행’은 근대 건축사 박물관(가칭)이 된다.
당시 제물포의 근대 건축물 가운데 보존 가치가 있는 것들을 골라 소개하고, 모형을 전
시할 예정이다. 바로 옆에 있는 일본 ‘58은행’은 박물관 부속 건물로 활용한다. 길
건너 제일은행 인천지점 건물은 ‘인천 최초사 박물관’(가칭)으로 만든다. 경인선,
첫 전화기 등 신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인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처음으로 자장면을 판 것으로 알려진 차이나타운 내 중화요릿집 공화춘(共和春) 건물
은 자장면 박물관이 된다. 자장면의 역사·재료·그릇 등을 소개하고,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게 된다. 이 밖에 한국 기독교 선교사(史)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선교역사
관, 1903년 인천에서 최초의 하와이 이민선이 떠났던 것을 기념한 이민사박물관 등도
내년 말까지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이용수기자 [ hejsu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