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러 송유관 쟁탈전’불꽃 승리땐 사실상 시베리아석유 독점…日“90억弗지원”베팅에 中초긴장 시베리아 송유관 루트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끝나지 않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 러시아가 중국 다칭(大慶)으로 연결할 수 있는 타이셰트~아무르 주 스코보로디노 구간(2130㎞)의 송유관 지선을 우선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이 최근 이를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자금지원 규모를 기존 60억달러에서 9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제시, 러시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도쿄(東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러시아가 중국 지선 건설을 취소하고 일본이 제안한 타이셰트~나홋카 루트를 우선 추진할 경우, 9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의 해외 유전개발 지원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리는 “일본과 러시아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협력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5월까지 송유관 루트를 최종 확정하고 오는 2010년 내에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일본의 자금지원 철회의사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일본은 90억달러라는 카드를 제시해 시베리아 석유를 독점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는 1994년부터 중국과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던 가운데, 일본의 자금지원 의사를 받아들여 일본에 유리한 루트를 발표했다. 이 안이 실현되면 일본은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도를 90%에서 65%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빅토르 크리스텐코 러시아 산업ㆍ에너지부 장관은 지난해 말 1차적으로 중국 국경에서 70㎞ 떨어진 스코보로디노까지 공사를 마친 뒤 동시베리아 지역의 2단계 공사를 마친다고 밝혀 일본의 강한 반발을 샀다. 중국은 일본의 이 같은 새로운 제안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으로 러시아와의 에너지협력사업이 더욱 무르익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러시아와 일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둥팡자오바오(東方早報)는 국가에너지판공실 관리의 말을 인용, 중궈스유(中國石油ㆍ페트로차이나)와 중궈스유화공(中國石油化工集團公司ㆍ시노펙)이 러시아와 공동으로 사할린 섬의 석유자원개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궈스유는 러시아석유공사와 석유무역, 자원개발 기술협력, 석유탐사 및 과학기술정보교류 등에 관한 장기협력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중궈궈스유화공은 러시아석유공사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사할린 유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