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밥그릇
중국은 현재 취업을 앞둔 젊은 층들의 공무원열풍으로 시끌하다.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를 누리며 년 평균 10%에 육박하는 경제성장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들의 일자리 찾기가 쉽지가 않다 보니 좀더 안정적이고 대접을 받는 공무원에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2006년 공무원 1만여명 모집공고에 무려 38만3천명이 넘는 사람이 응시를 하였다.
경쟁률이 38대1로 한국에 비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 동안 사례로 봐서는
상당히 의외로 받아진다.
중국은 올해부터 건국 이후 처음으로 공무원법을 발효하였다.그리고 인터넷을 개방하여
부조리,부패공무원을 고발할 수 있는 장치 또한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공무원의 입지가 약해져 가는 와중에도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무원이란 직업은 안정성이 크고 여러 가지 '보이지 않은 혜택'이 많다.임금 및 복지대우
그리고 퇴직 후 노후대책으로도 다른 직업과는 다른 완벽한 보장체계를 갖추고 있기에
이러한 인기가 생기는 것이다]라고 중국인민대 행정관리 연구소 후에이 박사는 진단한다.
중국에서 공무원을 지칭하는 말로는 보험박스 또는 철 밥그릇이라고 들 한다.
하지만 공무원법이 발효된 후 인터넷상에 새로운 신조어 '황금 밥그릇'이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풍자적인 면이 많지만 그만큼 현재의 중국에서 공무원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주변에 대학졸업을 앞둔 중국인들에게 물어보면 이들의 고민을 옆볼수가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면 적어도 월 7천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가지고 4년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였으나 졸업을 앞둔 현재의 상황은 어디까지나 그러한 것이 꿈이 되고 말았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너무나 과하다 보니 이제는 4년제 졸업장의 가치가 배추 값과 같이
취급되고 있다고 한탄을 한다.
보편적으로 상해나 연안 대도시에 취업을 한 대졸자들의 초봉은 경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월 3천위안을 넘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층의 때이른 개인사업 시작 또는 체제가 지켜주는 한 불안감이 덜 한 공무원을
선호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인기만큼 많은 보수를 받느냐? 하지만 그것도 그렇지가 않다.
월 2천위안을 넘게 받는 공무원이 드물 정도로 공무원의 급여는 박하기만 하다.하지만
공무원법을 발효시킬 정도로 그들이 차는 뒷주머니의 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황금밥그릇이란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러한 공무원세계의 현실을 풍자한 이유일 것이다.
아무리 법이 발효되고 투명화를 위해 노력한다 해도 그 부조리가 하루아침에 근절될 리는
만무할 것이란 예상이 대세이다.그렇기에 공무원은 황금밥그릇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한 조사통계로 1996년~2003년까지 약 1만6천명의 공무원이 강제퇴직을 당했다고 한다.
생각보다는 적은 숫자에 고개를 갸웃 하게 된다. 그렇다면 중국의 공무원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를 찾지 못해 중국경제시보를 보니 600만명 정도된다고 한다.
이 통계를 보고나니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공무원 정화를 위하여 3천만명의 공무원을
퇴직시킬 용의가 있다는 이야기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도 싱윈의 착각이거나 아니면 이들의 공무원 숫자의 산술방식이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엄청난 경제성장과 일자리 부족이 한데 어울려져 있는 작금의 중국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하다.올해부터 환경오염에 관련된 공장이나 에너지낭비가 과다한 시설에 대한 규제 및
내수의 고급화를 위한 엄선된 투자만을 받기로 하였다고 하니 일자리 줄어듦은 명약관화이다.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는 민공들의 노임 역시 이들이 지키는 물가안정이라던가 부동산 안정에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거의 디플레이션이던 중국의 물가는 언제든 인플레이션으로 탈바꿈할
준비가 되어있는 현 실정이다.시장의 개방 역시 언제까지나 강압적 물가안정을 할 수 없도록
그들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은 앞으로도 계속될 취업대란에 걱정을 하는 중국의 젊은 층들이 가고자 하는 곳이 바로
공무원의 세계가 아닌가 싶다.상부엔 상책이 있고 하부엔 대책이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인.
아무리 강력한 법체제라 해도 그들이 빠져나갈 구멍은 언제든지 있다는 생각이 황금밥그릇을
차지하려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같이 느껴진다.
황금 밥그릇…언제까지 황금 밥그릇으로 불리려는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