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2025년 연말, 대한민국 국방 재정 시스템이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돼 전방 부대부터 전역 장병까지 전방위 혼란에 빠졌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연말 처리 폭주", 국방부는 "시스템 오류" 때문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태로 국방비 1조 8천억 원이 국고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방산업체와 군 부대는 자금난을 겪었고, 같은 시기 전역 병사 1만 5천여 명은 약속된 적금과 매칭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 1.8조 증발... 軍 연말 집행에 큰 차질
‘SBS’와 고양in' 등에 따르면 2025년 12월 31일 기준, 전력운영비 약 1조 원과 방위력개선비 약 8천억 원 등 총 1조 8천억 원이 기획재정부 국고에서 국방부·방위사업청으로 내려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운영비 미지급으로 육·해·공군, 해병대 각급 부대는 연말 물품구매비, 외주비, 장병 격려행사비 등 집행에 차질을 빚었다.
방위력개선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현무 지대지 미사일, KF-21 등 전략 자산 양산 업체를 포함한 방산업체 상당수가 무기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직원 상여금 미지급, 협력업체 대금 연쇄 지연 등 방산 생태계 전반이 흔들렸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가 밝힌 이 수치는 단순 집행 지연을 넘어 국방 작전 태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규모다. 관계자는 "1월 2일 일부 집행이 시작됐으나, 여전히 전력운영비 약 4천억 원 정도는 조달이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 전역 장병 1.5만명 "약속된 돈 어디 갔나!"
같은 시기, 12월 전역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병내일준비적금 매칭지원금 지급도 중단됐다. 당초 12월 24일 지급 예정이었던 적금과 매칭지원금은 '연말 예·결산'을 이유로 31일로 연기됐지만, 31일에도 대규모 지연이 발생했다.
전역 병사들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국군재정관리단은 "오후 4시까지 입금된다"고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입금되지 않았고, 재정관리단·시중은행·한국은행에 전화해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답변만 들었다"고 폭로했다.
일부 증언에서는 "재정관리단이 '한국은행에 자금이 없다'고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한국은행 측은 "소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국군재정관리단과 국방부는 "연말 국고금 처리 과다 + 시중은행 대량이체 시스템 장애" 때문이라고 해명하며, 자체 이체 시스템으로 밤샘 작업을 통해 30~31일 밤 11시쯤 대부분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장 월급 200만 원'(봉급 150만원 + 적금·매칭지원금 55만원) 정책의 핵심인 매칭지원금이 하루라도 늦어지면 체감상 '월급 체불'과 동일한 분노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파장은 컸다.
■ 담당 기관, 책임 공방
기획재정부는 "국방부·방사청이 연말에 늦게 많은 예산을 한꺼번에 요청해 지급이 지연됐다"며 "법적으로는 2025회계연도 예산을 2026년 2월 10일까지 집행하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방부·방사청은 "예산 요청을 늦게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내부에서는 국고정보시스템(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병 적금 미지급 사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국군재정관리단은 "연말 국고 처리 폭주와 대량이체 시스템 장애"를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자금 부족 가능성이나 한국은행·기재부·재정관리단 간 자금 흐름 문제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 야당 "국정감사 사안"... 정부 "집행 만전"
야당은 이번 사태를 국정감사 사안으로 다룰 방침이다. 국민의힘 국방위 관계자는 "예산 65조 원 넘게 편성해놓고 집행은 못 하는 게 정부냐"며 "국방부와 기재부를 상대로 예산요청·배정 타임라인과 국고정보시스템 오류 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2026년 국방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해 예산 집행에 대한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기획재정부는 별도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병장 200만 원' '첨단 강군' 등을 국방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출범 첫해 연말 국방 재정 집행 차질로 정책 신뢰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고양in 전재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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