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유엔군사령부가 비무장지대(DMZ) 내 민간인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여당이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정전협정과 상충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유엔사가 특정 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유엔사 측은 28일 서울 용산기지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남측 DMZ에 대한 민간인 출입 통제 등 관할권은 유엔사령관에게 있다. DMZ 남측 지역에 대한 유엔사의 관할권을 침탈하면 정전협정과 정면 충돌하고 다른 이해 관계자들까지 심각한 여파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DMZ법은 DMZ에 누가 어떤 목적으로 출입할 수 있는지, 특히 민간인이 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엔군사령관의 권한을 모두 부정하고 있다"며 "DMZ법과 정전협정은 공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6·25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 남측 DMZ 관리 권한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 그러나 지난해 8~9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이재강 의원 등은 비군사적·평화적 목적의 DMZ 출입은 통일부 장관도 승인 권한을 갖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3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에 가는 것을 불허당했다” “주권 국가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라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유엔사 관계자는 “(김 차장이) 출입을 신청한 주에 한국군 장병이 DMZ 내 폭발 사고로 부상당하는 일이 있었다. 백마고지에서는 매일 불발탄, 지뢰, 수류탄 등이 발견된다”며 “안전과 안보상 이유로 다른 곳을 가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DMZ법은 유엔군사령관의 민간인에 대한 출입 통제권을 부정하며 발생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책임은 지게 만든다”며, “DMZ 내에서 (충돌·인명 사고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이는 한국 대통령이 아닌 유엔군사령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군사령관이 관광 등을 위한 DMZ 방문까지 통제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주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 유엔사 측은 영토 주권과 전쟁 방지를 위한 DMZ 통제 권한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유엔사 측은 “DMZ 남측의 주권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출입 통제권을 유엔사가 가지는 것은 정전 때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관련 질문에 “유엔사 얘기는 유엔사의 입장이고 국회의 법 제정은 입법부의 고유 입법 권한”이라고 했다.
유엔사 측은 정 장관의 ‘DMZ 평화의 길’ 재개방 추진과 관련해서도 "DMZ 내부로 이어지는 평화의 길 3곳은 안전상의 이유로 민간인 방문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1월 서부전선 DMZ에서 폭발 사고로 육군 하사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까지 거론하며 "여전히 불발탄, 지뢰 등이 발견된다"고도 언급했다.
DMZ 평화의 길은 2019년 4월 개방됐지만 전체 11개 코스 중 3개 코스(파주, 철원, 고성)의 DMZ 내부 구간이 2024년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일반 개방이 중단된 바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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