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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산책] 선을 넘은 마음의 비명... ‘해현경장(解弦更張)’이 필요한 이유

문화부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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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기자] 바야흐로 ‘과잉(Hyper)’의 시대다. 끊임없는 사회적 갈등, SNS가 조장하는 비교와 불안, 그리고 쉼 없이 몰아치는 업무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대인들의 마음은 늘 팽팽하게 당겨진 거문고 줄 같다. 질주하는 사회의 속도를 맞추려다 보니 내면의 탄력성은 고갈되고, 결국 수많은 이들이 우울증과 무기력이라는 이름의 '마음의 병'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한계에 다다른 고단한 사회를 향해, 옛 선조들이 남긴 고사성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은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처방전을 건넨다.

■ 팽팽하게 당겨진 거문고 줄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없다

중국 한나라 때의 학자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올린 현량대책(賢良對策·유교를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역사적인 상소문)에서 유래한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이 너무 헐거우면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제대로 된 음을 낼 수 없고, 반대로 너무 조여 있으면 결국 툭 끊어지고 만다”는 비유에서 시작되었다. 

정치가 부패하고 사회가 제 기능을 못 할 때 제도를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는 시사적인 통찰이었지만, 2026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정신 건강에도 완벽히 부합하는 완벽한 비유다.

오늘날 대중이 겪는 우울과 불안은 단순히 ‘나약함’의 문제가 아니다. 나와 다른 타인을 용납하지 못하는 극단적 대립, 그리고 그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돌보지 못하고 마음의 줄을 끝까지 쥐어짜며 버텨온 결과다. 줄이 끊어지기 직전의 거문고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음만 날 뿐이다.

■ 과감히 '풀어내는' 용기

우리는 흔히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조금만 더 참으라"거나 "정신력으로 버텨내라"는 조언을 듣는다. 즉, 줄을 더 팽팽하게 조이라는 압박이다. 하지만 해현경장의 지혜는 정반대를 가리킨다.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줄을 ‘풀어내야(解)’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줄을 푼다는 것은 포기나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심리학적으로는 나를 괴롭히는 갈등의 현장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심리적 디톡스(detox)'를 뜻하며, 사회적으로는 타인을 향해 세웠던 날카로운 날을 거두고 대화의 긴장도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줄을 완전히 풀어내어 거문고 몸통과 줄이 모두 온전한 휴식을 취할 때,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고이기 때문이다.

■ 나만의 고유한 주파수를 찾는 과정

충분한 휴식을 통해 마음의 긴장이 완화되었다면, 그다음 단계는 줄을 ‘다시 팽팽하게 매는 것(更張)’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나를 부러뜨릴 뻔했던 타인의 기준이나 세상의 속도에 맞추어 줄을 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탄력의 범위를 인지하고, 내 삶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나만의 주파수'를 찾아 조율하는 과정이다.

갈등으로 멍든 사회에서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의 태도 역시 나만의 중심(줄)이 바르게 서 있을 때 가능하다. 내가 건강해야 타인의 다름을 포용할 여유도 생기는 법이다.

유난히 마음이 시리고 고단한 시절을 통과하고 있다면, 지금 내 마음의 거문고 줄이 어떤 상태인지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자. 툭 끊어지기 전에 과감히 줄을 풀어놓는 것. 그리고 천천히 내 호흡에 맞춰 다시 매어보는 것. 2026년의 여름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치열한 투쟁이 아니라, 내 안의 거문고를 매만지는 ‘해현경장’의 고요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문화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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