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당시산책(唐詩散策)

[19회] 한밤 종소리에 잠 못 들어 하다
<楓橋夜泊 풍교야박>
한산사(寒山寺)가 있는 소주(蘇州)는 옛 이름이 고소성(姑蘇城)으로 과거 오나라의 도읍이었고, 운하의 도시이다. 오랜 역사와 유서를 간직한 古都고도로서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고 하여 지상낙원이라고 한다. 소주에는 호구(虎丘: 오왕 합려의 무덤), 북사탑, 태호 등 명승지가 많아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中唐중당의 시인 장계도 여행도중 소주교외 풍교에 배를 대고, 잠 못 이뤄 뒤척이는데 어디선가 한밤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楓橋夜泊 풍교에서 밤을 보내다 張 繼
풍교야박 장 계
月落烏啼霜滿天 달은 지고 까마귀 울고, 찬 서리 하늘에 가득한데
월락오제상만천
江楓漁火對愁眠 강가의 단풍과 어선의 불빛, 객수에 잠 못 들어 한다.
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고소성외한산사
夜半鐘聲到客船 한 밤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그네의 배에 들려온다.
야반종성도객선
[주석] 楓橋 풍교(소주 서쪽 풍교진에 있는 다리), 泊 박(배를 대다/머무르다), 啼 제(울다), 霜 상(서리), 楓 풍(단풍나무), 漁火 어화(고기잡이배의 등불), 寒山寺 한산사(소주교외에 있는 사찰), 夜半 야반(한 밤중)
[해설]이 시는 천고에 膾炙회자되는 絶唱절창으로 중국 한시 사상 가장 많이 애송되는 작품 중의 하나라고 한다. 쓸쓸한 가을밤 여행하는 나그네가 잠들지 못하는 수심을 그 내용으로 한다.
먼저 서리가 하늘에 가득한데 달마저 이미 졌다.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울고 있는 까마귀, 붉게 물든 단풍잎, 고기잡이배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등 풍교 주변 야경을 그렸다. 풍교에 배를 대고 배안에서 자려고 하였으나 孤寂고적하여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다.
이때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면서 한산사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종소리는 멀리서 은은히 울리는데 나그네가 머물고 있는 客船객선에 까지 뚜렷이 들린다. 이 한밤의 종소리가 밤 잠 못 이루는 나그네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이 시를 神韻신운이 감돌게 만든 것이 바로 ‘한산사의 한밤 종소리’라고 하는데, 풍교의 단순한 가을밤 경치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정경이 서로 어우러진 높은 예술 경지로 승화되게 만들었다고 하겠다.
이 시가 발표되고 난 후 ‘소주·한산사·풍교·야반종성’을 상상하면서 무수한 시인들과 여행객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장계의 ‘풍교야박’을 흉 내 내어 시를 지었으나 장계의 이 시를 능가하는 것이 지금까지 없었다고 한다.
한산사는 남북조 시대에 건립되었고, 원래 이름이 묘리보명탑원(妙利普明塔院)이었다. 당나라 태종 때 詩僧시승이었으며 문수보살의 현신이라고 알려진 한산자(寒山子)가 이곳에 머물렀는데, 이로 인해 한산사(寒山寺)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장계(張繼: 생몰연대 미상)는 中唐(766∼835)의 시인이고, 자는 의손(懿孫)이며, 지금의 호북성 양양(襄陽)사람이다. 당 현종 753년에 진사에 급제하여 검교사부원외랑(檢校祠部員外郞)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