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정부와 제조 기업들이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및 물류 현장에 대규모로 투입하는 '보급 후 개선'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술적 완결성을 확보한 뒤 상용화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실제 산업 현장에 우선 배치해 실사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화 가속화가 중국 내 극심한 청년 실업률 상황과 맞물리면서 고용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1만 대' 이상 현장 배치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관계 부처는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 및 구현지능 현장훈련 특별행동'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1만 대 이상의 현장 보급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과거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 육성 당시 초기 품질 이슈에도 불구하고 국유기업과 공공부문에 대량 보급해 시장 규모를 키웠던 정책 기조와 유사하다. 자국 내 핵심 부품 자급률은 약 90% 수준이며,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경쟁국 대비 약 20% 낮은 단가로 공급되고 있다.
■ 전기차·물류 공장 정식 채용 확산
산업 현장 적용은 단순 시연 단계를 넘어 정식 공정 투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야디(BYD), 지커(ZEEKR), 니오(NIO) 등 중국 주요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라인에 배치했다.
주로 두 손을 활용한 부품 분류, 타이어 나사 체결 상태 점검, 안전벨트 밀리미터(mm) 단위 조립 검수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일부 부품 제조 공장에서는 수십 대에서 백 대 단위의 로봇을 동시 가동해 상·하차 및 팔레트 이송 등 반복적인 물류 작업을 전담시키고 있다. 현장 데이터에 따르면 물류 상자 1,000개 배송 등 인간 1개 근무조 분량의 하중 작업을 대체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공급망 장악 및 경제성 위주 평가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조사 결과,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중 중국산 제품의 비중은 80~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공급은 애지봇(AGIBOT)과 유니트리(Unitree) 등 자국 내 대표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중국 지자체와 기업들의 발주 경향은 기술 과시형 도입에서 탈피해 철저한 비용 편익 분석 체계로 전환됐다. 일례로 선전시 등 주요 지자체의 공공 서비스 로봇 조달 규격서에는 '로봇 1대당 환경미화원 3~5인 대체'와 같은 구체적인 인건비 대비 경제성 기준이 명시되고 있다.
■ 로봇·AI 도입과 중국 고용 시장의 충돌
로봇 도입 확산은 최근 중국이 겪고 있는 고용 시장 불안,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와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팩트는 다음과 같다.
▶전체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의 극심한 괴리: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6년 5월 전국 도시 조사 실업률은 5.1%로 전반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5.6%, 사회 초년생인 25~29세 실업률은 7.2%에 달해 전체 평균의 2~3배를 웃도는 심각한 고용난을 보이고 있다.
▶초급 직무 소멸에 따른 구조적 불균형: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제조·물류 공정의 단순 반복 업무와 초급 직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고등학교 및 대학 졸업자들의 첫 일자리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사상 최대 규모인 127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구직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신규 일자리 창출 능력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내수 위축과의 상충 우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과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로봇 및 AI 자동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나, 이로 인한 청년층의 소득 감소가 또 다른 최우선 과제인 '내수 소비 활성화'를 저해하는 모순적 상황(상충 관계)을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속 자동화 정책이 제조 경쟁력은 높일 수 있으나, 극심한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 세대의 고용 엔진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라며, "첨단 기술 고도화와 자국 내 고용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국 경제의 새로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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