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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제형사재판소 제재... 유엔·우방국 반발

국제부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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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미국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기관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유엔과 주요 우방국들이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면서 국제 사회의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을 근거로 ICC 자체를 블랙리스트(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ICC 법원과의 거래가 제한되고 미국 관할 내 자산이 동결된다. 미국 정부는 앞서 2026년 8월 아카네 도모코 재판소장 등 관계자 개인들을 제재한 적은 있으나, 사법 기구 자체를 겨냥해 제재 범위를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의 결정적 발단은 지난 2024년 11월 21일 ICC가 이스라엘 수뇌부에 발부한 체포영장이다. 당시 ICC는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의 가장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동맹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ICC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전면적인 금융 고립 작전에 나섰다.

아울러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이 저지른 고문 및 전쟁범죄 혐의에 대해 ICC가 수사를 시도했던 해묵은 갈등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이 ICC 설립 조약인 로마규정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비가입국인 자국 시민과 군인, 그리고 동맹국 인사에 대한 사법 관할권 행사는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국가 안보 위협이라는 입장이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ICC의 수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조치가 국제형사사법 체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와 인권 단체들 역시 중대 범죄의 책임을 추궁하는 사법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인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8개국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제재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ICC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법원의 정상적인 활동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법원에 대한 지지 입장을 냈다. 한국 정부는 별도의 독자 성명을 내지 않는 대신, 2026년 10월 ICC 당사국 의장단 명의의 공동 성명에 동참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의 이번 제재에 대해 ICC 측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기존의 수사와 재판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미국의 금융망 차단으로 인해 향후 법원의 행정 운영과 재판 과정에 실질적인 차질이 빚어질지는 각국 지원책의 실효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국제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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