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국가 핵심기술로 분류되는 반도체 공정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국내 기업 전·현직 연구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재판부가 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하면서도 주범을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트루스데일리’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병만)는 3일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국내 모 기업 전 연구원 A(59)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4명에게는 징역 6개월∼2년에 집행유예 1∼3년이 선고됐고, 나머지 1명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내려졌다.
A씨 등은 국내 대기업·중견기업 등 3개 회사의 전·현직 직원들로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도 등 기밀 자료를 열람한 뒤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해 중국 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유출된 자료에는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와 △연마패드 관련 첨단기술·영업비밀·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과 관련된 국가 핵심기술까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범인 A씨는 2018년 임원 승진에서 탈락한 뒤 2019년 6월 중국 업체와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CMP 슬러리) 제조 사업을 함께 하기로 약정하고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회사에 재직한 채 메신저 등을 이용해 중국 내 연마제 생산 설비 구축과 사업을 관리했으며 다른 기업 연구원들을 포섭, 중국 업체로 이직시키기도 했다.
이들의 범죄로 많은 기업이 피해를 입었으며, 한 곳은 1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기술 유출 범죄는 국가 차원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다. 재판부 역시 이 점을 인정하며 “피해 회사들이 기술 연구·개발에 투입한 큰 노력과 비용을 헛되게 하고 관련 분야의 건전한 경쟁과 거래 질서를 심각하게 저해해 국가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는 중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별로 범행 동기나 가담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중국에서 슬러리 개발 사업이 성공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주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은 경제 발전 안전을 크게 저해하며, 향후 유사 범죄 판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재판부가 기술 유출의 중대성을 인정하고도 피고인을 법정 구속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판결의 취지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적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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