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한옥마을 내 개관을 준비 중인 '대한박물관(Korea Museum)'이 명칭과 달리 중국 역사 중심 전시를 준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명칭은 한국을 내세우고 있지만, 외부 안내문과 전시 구성은 중국 역대 왕조 흐름이 정리된 안내문이 부착돼 있고, 한국 관련 전시는 ‘일부 포함’ 수준에 그쳐 방문객의 오인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아시아경제’ 등에 따르면 이런 상황은 지난 15일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에 관련과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게시자는 "대한박물관, 코리아뮤지엄, 한국박물관이라고 써 놓고 밖에 붙은 역사 표에는 진·한·당·송·명·청만 적혀 있다"며 "정체가 몹시 수상하다"고 적었다.
실제로 대한박물관 측 안내문에는 신석기 시대를 시작으로 춘추전국시대, 진, 한, 당, 송, 명, 청 등 중국 역사 흐름에 따라 유물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일본 및 세계 각지의 예술품은 일부 전시된다고 안내되어, 한국을 전면에 내건 명칭과 실제 전시 방향 사이에 차이가 컸다.
이에 대해 커무니티에서 “한국을 내세운 명칭과 맞지 않는다”, “한국 간판을 내걸고 중국 역사를 선전하는 의도가 뭐냐”는 등의 비판과 의혹이 쏟아졌다. 지역 주민들도 한옥마을이라는 상징적 공간에 이런 전시관이 왜 들어서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은평한옥마을은 외국인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관광지인 만큼 중국 역사 선전관을 한국 문화 전시 시설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박물관 건물과 토지 소유권 및 운영 구조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된다. 해당 시설은 개인이 설립한 사설 법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등기상 대표는 한국인이지만 중국계로 추정되는 미국 국적 인사가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건물 계약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골동품 전시·판매를 목적으로 다양한 국가 유물을 전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 당국은 관련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은평구는 해당 시설이 ‘문화 및 집회 시설’이 아닌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된 점에 주목하고 실제 사용 형태와의 불일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은평구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해당 시설은 구와 무관한 미등록 사설 박물관”이라 밝히며 17일 현장 점검에서 건축물 용도와 실제 사용 간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개관 이후 즉시 현장 확인을 하고 박물관·전시관 용도로 운영이 확인될 경우 건축법·지구단위계획에 따른 시정명령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박물관’과 ‘Korea Museum’이라는 명칭 사용과 관련해 방문객이 한국 문화 전시 시설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은평구는 실태 확인을 거쳐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검토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법령상 사설 박물관의 명칭이나 전시 내용 자체를 개관 이전 단계에서 직접 규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실제 개관 이후 운영 방식·전시 내용이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