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 아웃소싱 확대 방안을 두고 법적 분쟁과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사설 경비원의 무기 사용 권한을 법률에 명시할 경우, 민간인의 용병화 논란과 함께 국제법적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국방부 연구용역 보고서의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국방부의 ‘민간 아웃소싱 제도화를 위한 법령체계 고도화’ 연구용역 보고서는 사설 보안요원에게 무기 사용권을 부여하는 것이 헌법상 국가의 물리력 독점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짚었다.
또한, 전시 상황에서 민간 경비원이 국제법상 ‘불법 전투원’으로 분류돼 포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거나 민간 군사기업(PMC)이 용병으로 오인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며 무기 사용 규정을 제한하는 방식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에 따라 실제 법안에는 무기 사용 규정을 제외하는 방향이 가닥을 잡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노동관계법 적용에 따른 치안·안보 마비 리스크다. 민군 협력기업에 대한 정부의 업무 지속명령권이 검토되고 있으나, 해당 기업 종사자들은 엄연히 노동삼권을 보장받는 일반 근로자 신분이다. 따라서 임금 협상 결렬 등으로 이들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법적으로 이를 강제 중단시키기 어려워 후방 부대의 경계와 군수 지원 기능이 일시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 4대 비전투 분야 개방… ‘한국형 PMC’ 도입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선 ‘민군 협력기업 운영에 관한 기본법(안)’은 군의 비전투 분야 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여 군사·경비 업무의 법적 토대를 닦는 것이 골자다. 위탁 대상은 크게 네 가지 분야로, ▲물자 수송과 장비 정비를 아우르는 군수 지원, ▲군사기지 경비 및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국방 시설 관리, ▲사이버 보안과 ▲교육훈련을 포함하는 교육·정보 기술 지원 등이다.
기존에도 일부 군 업무의 민간 위탁은 존재했으나, 이번 법안은 후방 부대의 핵심 경계 업무까지 사설 보안업체에 전면 개방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방부 장관이 인증한 전문 ‘민군 협력기업’이 국가를 대신해 군사 및 경비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사실상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군사기업(PMC)의 형태지만, 용병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피하기 위해 ‘민군 협력기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 “병력 절벽... 군 정예화 위한 불가피한 선택”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비전투 분야 15만 명 아웃소싱’ 구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국군 병력이 2002년 69만 명에서 2024년 말 48만 명 선까지 무너졌고, 2040년에는 35만 명 수준까지 폭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안 장관 측은 비전투 분야의 과감한 아웃소싱을 통해 군을 전투 중심으로 정예화하고 국방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예 강군 육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는 해당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2027년) 시행을 목표로 입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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