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강력 범죄나 상습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한해 형사처벌이 가능한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국무회의에 보고됐다. 이에 따라 중학교 1학년 연령대의 일부 소년범도 범죄 수위에 따라 형사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열렸으나, 정부는 국민적 여론을 더 청취한 뒤 최종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 및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0여 년간 유지되어 온 촉법소년 기준을 사회 변화에 맞춰 조정하고, 소년범죄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숙의형 공론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을 포함한 시민참여단 212명 중 가장 많은 46.7%가 '살인·강도·성범죄 등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 상한을 낮춰야 한다'는 조건부 하향 의견에 동의했다.
모든 범죄에 대해 일괄적으로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은 30.2%였으며, 현재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7.0%였다. 연령 하향을 지지한 시민 중 절반 이상인 55.8%는 현행 만 14세 기준을 만 13세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지지했다.
■ 촉법소년 검거 건수 4년 새 2.2배 폭증
이 같은 여론의 배경에는 급증하는 소년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경찰에 붙잡힌 촉법소년 수는 2020년 9,606명에서 지난해 2만 1,095명으로 4년 동안 약 2.2배 크게 늘었다. 이 기간 폭력 범죄는 1,972명에서 5,520명으로, 성범죄는 373명에서 739명으로 증가했으며 절도 역시 5,123명에서 1만 110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만 정부는 범죄의 단순 양적 증가가 곧바로 질적 흉포화로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사건 중에는 절도(34.6%)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는 형사책임 연령 조정과 더불어 소년사법 전반을 개혁하는 종합 대책을 함께 추진한다. 우선 촉법소년 사건을 무조건 법원으로 보내던 기존 방식을 개선하고, 경찰의 조사 권한을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가해 청소년의 환경 개선을 위해 가족 기능 회복을 돕는 '가족치료명령'을 도입하고, 의료보호처분의 범위를 통원 치료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한다.
피해자에 대한 제도도 수정된다. 소년보호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직접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권리를 확실히 보장하고, 사건 처리 진행 상황 통지나 재판 기록 열람·등사 권한을 한층 확대할 방침이다.
■ 전국 소년원의 평균 수용률 112% 초과... 인프라 및 전문 인력 부족
교정 인프라의 고질적인 부족 문제도 해결 과제로 꼽혔다. 현재 전국 소년원의 평균 수용률은 이미 112%를 기록 중이며,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은 144%에 달해 과밀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소년보호재판을 전담하는 판사는 전국에 단 30명뿐이며, 보호관찰관 1명이 관리하는 청소년 수도 OECD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편, 정부는 추가적인 국민 여론조사와 깊이 있는 숙의 과정을 더 거친 뒤 최종 결정을 내리자는 입장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특정 범죄에만 예외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방식의 법리적 모호성을 지적함에 따라, 관계 부처는 하반기 중 세부 법 개정안 조율을 위한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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