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신임 주한미국대사가 부임한 날, 전방 접경지역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이던 미군 무인기를 북한 기체로 오인해 우리 군이 방공작전태세를 발령하고 주민 대피 안내를 하는 등 대공 비상 상황이 벌어졌다.
군 당국의 조사 결과, 이번 소동은 주한미군 측의 비행 통보를 받은 한국 군 관할 부대 실무진의 전방위적인 보고 누락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미셸 박 스틸 신임 주한미국대사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당일인 지난 7월 30일 오후, 경기 및 강원 전방 지역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에 정체불명의 비행체 1대가 포착됐다.
군 지휘부는 이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즉각 무인기 대응 작전 대비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 철원 등 일부 민통선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인근 대피호로 이동하라는 긴급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군 요격 전력 등이 비상 대응에 나선 뒤 항적을 추적한 결과, 해당 비행체는 스토리 사격장 일대에서 정상적인 한미 연합 해병대 훈련(KMEP) 임무를 수행 중이던 미 해병대 소속 정찰 무인기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번 오인 소동의 구체적인 원인은 한국 군 내부의 지휘 보고 체계 결함으로 밝혀졌다. 주한미군 측은 이번 훈련 비행 전 관할 부대인 육군 1군단에 훈련 계획과 무인기 비행 경로를 사전에 정식 통보했다.
하지만 1군단 실무진 선에서 이 같은 비행 승인 및 통보 내용을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 공군작전사령부 등에 전파하지 않고 누락시켰다. 이로 인해 상부 지휘부는 미군 자산의 비행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방공 작전을 전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군 당국 간의 실무 소통 조율 및 정보 공유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주한미군 F-16 전투기들이 서해상에서 대규모 공중 훈련을 벌이며 중국군 전투기와 대치했을 당시, 한국 군 수뇌부가 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지 못해 소통 오류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미군 측은 한국 군 실무선에 사전 통보를 마쳤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우리 군 지휘부는 관련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연합 자산 정보 공유 공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과 안보 전문가들은 "신임 미국 대사가 부임해 한미동맹의 결속을 다지는 가운데 동맹국의 연합훈련 자산을 적 기체로 오인해 대피령까지 내린 것은 심각한 기강 해이이자 작전 실패"라고 지적하며, 한미 간 공역 관리와 실시간 항적 공유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육군 1군단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보고 누락 경위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30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스틸 대사는 공항 입국 현장에서 "우리는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이어받아 이 동맹을 더욱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한 핵심축으로 남아있도록 상호 협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군 당국은 합참 검열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문책하는 한편, 미군과의 실시간 비행 정보 공유 자동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방침이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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