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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참신고변(讒臣告變)... 간신 염중, 역모를 고하다

문화부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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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著: 육서성 
演記: 한치선(타타오)    

[SOH] (전편에 이어) 문무백관은 너무나 충격적인 발표에 어안이 벙벙해지고 모두 아무런 말도 뻥긋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왕은 주먹으로 앞에 놓인 서탁을 내리쳐 부수고 말았다.

“내 본부인 강황후가 시켰다? 그것이 감히 질투심에 못이겨 결국 나를 시해할 자객을 보냈단 말이냐? 그리고 나를 죽이고 나면 필시 자기 아버지 강환초를 왕으로 세우려 한 것이겠구나? 이런 천하에 고이연! 여봐라! 당장에….”

주왕은 얼마나 분통이 차올랐던지 말을 잇지 못하고 가슴을 벌떡거리며 숨만 씩씩 쉬어대고 있었다.

잠시 후 강황후의 중궁에서는 봉어관이 강황후 앞에서 엄중한 목소리로 어지를 봉독했다.

“조칙을 내리노라! 황후의 지위는 중궁이고 귀하기로는 황제에 필적한다. 궁내 여인의 가장 윗자리인 황후가 주야로 조심하고 공경하는 자세로 덕을 닦아야 할진데 오히려 대역의 죄를 저질렀다.

동로의 무사 강환을 시켜 천자의 목숨을 노렸으나 천행으로 죄인을 붙들었고 그 심문 결과-다음과 같이 자백했다. 황후와 그 부친 강환초가 공모하여 이 일을 저지른 것이니 이로써 삼강(三綱)이 끊어지고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강황후는 듣다가 너무나 충격을 받아 의자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통곡을 하면서 말했다.

“원통하구나 원통해! 그 어떤 간사한 것이 일을 꾸며 나 이 사람을 음해하는구나!”

봉어관은 냉정을 유지하며 이어 말했다.

“다시는 감히 어지를 봉독하는 것을 끊지 마시오! 강황후를 서궁으로 끌고 가 궁의 규율을 담당하는 황귀비 앞에서 엄정하게 죄를 묻도록 하라!”

봉어관과 강황후는 서궁으로 이동하여 황귀비 앞에 이르렀다. 황귀비는 호위대장 황비호의 누이였으며 황후는 아니지만 궁내 왕비 서열 1위였다.

강황후는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황귀비에게 아뢰었다. 

“제가 오랜 세월 궁궐생활하면서 근검했고 부지런 했으며 감히 망령된 짓을 한 바 없음은 황귀비께서도 익히 아시리이다. 지금 불행히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누명을 뒤집어썼으니 귀비께서는 이 원통함을 풀어주소서!”

황귀비는 강황후의 오열하는 모습을 보니 그 진정성을 가슴 깊이 느끼며 저절로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어왔다.
“내 폐하께 가서 잘 말씀 드리리다.”

주왕은 서궁의 황 귀비가 와서 알현한다는 보고를 듣고는 들어오게 하여 결과를 듣고자 했다.

“그래 그 천한 것이 자백을 하였소?”

황귀비는 황제의 귀에 쟁쟁 울리도록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제가 강황후를 엄히 문초한 바 결코 한점의 사사로움도 없었고 진실로 정숙한 면모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황후는 역심을 가질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황후는 두 왕자를 낳았으며 두 왕자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터이니 언젠가 폐하의 뒤를 이어 임금이 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느 천치 같은 어머니가 그것을 참지 못해 반역을 일으킨 단 말입니까? 

설사 반역에 성공한다 해도 부친 강환초가 왕권을 잡게 되면 오히려 왕자들은 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인물들로 지정되어 변방으로 보내지는 것이 상례인데 그것을 모를 황후도 아닙니다. 그리고 동백후 강환초의 경우에도 황제의 친척이라 신하로선 가장 높은 품계에 속하며 여태까지 한번도 충성을 의심할만한 짓을 한 적이 없사옵니다. 그의 입장에서도 언젠가는 자신의 외손자가 황제로 등극할 것인데 무슨 노망이 나서 반역의 뜻을 내어 멸족의 화를 자초하겠습니까?”

주왕은 그 말을 듣고는 사리에 맞는지라 잠시 할말을 잊고 생각에 잠겼다.

■ 달기진참(妲己進讒)... 달기-요설을 내밀다

그때 달기가 주왕 바로 옆에 이르러 차가운 미소를 흘렸다. 주왕은 물었다.

“미인은 미소만 짓고 말이 없는데 무슨 생각이 있는가?”

달기가 대답했다.

“보면 모르시겠습니까? 황귀비께선 안타깝게도 강황후에게 현혹 당하시어 안계가 희미해지신 것입니다. 원래 일을 꾸미는 사람은 잘한 것은 자기 공으로 하고 잘못된 것은 모두 남에게 미루는 법입니다. 강황후 입장에서도 자신과 일족의 목숨이 달려 있는데 무거운 형벌도 없이 어찌 역모를 쉽게 시인하겠습니까? 그리고 자객 강환이 이미 명명백백하게 자백을 하였습니다. 폐하께서 화안금정(火眼金睛)의 눈으로 통찰하시길 바랍니다.”

그녀의 독침 같은 발언에 황귀비는 소름이 쫘악 끼침을 느끼고는 말했다.

“이 보오, 소 달기! 그런 말 마시오! 황후는 천자의 본부인이며 귀하기가 지존과 필적합니다. 어찌 그리 근거도 없는 험한 말을 함부로 하여 성총을 어지럽히는 게요?”

달기는 조금도 기 죽지 않고 오히려 한걸음 더 나서며 싸늘한 가을서리처럼 말했다.

“법은 엄한 것이며 더구나 천자를 범하려던 죄는 어느 누구도 그 벌을 면해서는 아니되는 법입니다. 강황후가 자백을 미룬다면 그녀의 눈 하나를 도려내십시오! 눈은 마음의 창인지라, 황후가 그것을 도려냄이 두렵다면 자연히 자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자백의 결과를 백관에게 공표하면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할 것입니다.”

주왕은 달기의 말을 듣고는 입을 떠억 벌리고 있다가 이윽고 정신을 차린듯 말했다.

“너무하오 정말 너무하오!”

“무엇이 너무하단 말씀입니까?”

“그대의 지혜는 너무도 현명하며 혀끝으로 자아내는 말 한마디마다 어찌 그리 지혜향이 감돈단 말이오? 한 인간에게 이렇듯 아름다움과 재주와 지혜가 겸비되다니 이는 참으로 너무한 하늘의 은총 아니겠소?”

주왕의 대답에 실소를 터뜨릴 뻔 한 달기는 얼른 입을 가렸고 황귀비는 치를 떨며 일어서서 서둘러 인사를 하고 서궁으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서궁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황후는 황귀비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결말이 어떻게 났는지 기대하다가 그녀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는 망연자실했다. 황귀비는 강황후를 붙들고 눈물 지으며 말했다.

“우리 황후님! 불쌍해서 어쩔거나! 달기, 그 요망한 것이 황후의 원수요! 황후가 자백을 하지 않으면 눈을 하나 도려낸다고 하더이다. 게다가 천자는 그 말을 받아들였고요. 세상에….”

강황후는 할 말을 잃고 허공에 눈을 둘 뿐 아무 말도 못하는데 황귀비가 말을 이었다.

“저를 믿고 황후께서 자백을 하시지요. 죄가 있든 없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백을 하게 되면 지위를 강등하여 아마 불유궁(不遊宮)으로 보내는 정도로 그칠 것입니다. 그리고 차후에 주상이 그 여우에게 싫증이 나는 날이 오면 다시 복권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강황후는 이윽고 결연히 대답했다.

“어진 귀비의 말씀, 나를 위한 것임을 알겠어요. 하지만 내 어찌 하지도 않은 대역죄를 스스로 인정하여 부모님께 치욕을 주고 종사에 죄를 짓겠소? 아내로써 남편을 죽이려 했다 함은 삼강오륜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짓이니 나는 천고에 추한 악명을 남기게 되고 왕자들마저 제 명에 살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그 때 성지를 받들어 온 봉어관이 그것을 떨리는 목소리로 봉독하였다.

“만약 황후가 자백하지 않으면 즉시 눈 하나를 제거하라.”

■ 황후우안(皇后右眼)... 오른쪽 눈이 무슨 죄인가?

황귀비가 비명 같은 소릴 지르며 황후에게 재촉하였다.

“빨리 자백해버리소서! 빨리!”

강황후는 자세를 바로 하고 의연히 말했다.

“내 전생에 지은 무거운 업을 이 생에 갚는 것이려니 비겁하게 피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소? 내 속이 지금 당당하니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수어져도 오직 맑은 이름 하나 후세에 남기리이다!”

결국 봉어관이 무사에게 눈짓을 하고 고개를 돌려버렸으며 무사는 황후에게 달려들어 그 머리를 붙들고 칼을 들더니 부들부들 떨며 여쭈었다.

“어느…쪽 눈으로 하리까?”

봉어관은 그것까지는 생각 못했던지라 순간 당황하였는데 의외로 강황후가 왼쪽 눈을 감고 오른 쪽 눈을 흡뜬 채로 말했다.

“내 오른 쪽 눈이 아마 더 죄가 많았을 것이다. 오른쪽으로 하라!”

그녀의 안구가 칼끝에 찍혀 나오니 피가 쏟아져 황후의 복식을 낭자하게 적시었으며 황후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 처절한 장면을 보고 황귀비에 잠시 깃들어있던 마시는 그녀의 온몸으로 비통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황귀비도 울고 마시도 울며 어지를 집행한 봉어관도 참지 못하고 눈물 지었다.

마시는 하늘을 향해 외쳤다.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죠? 여기 지옥인가요? 내가 죄를 짓고 지금 지옥에 와서 이런 무서운 일을 보고 있는 건가요?”

그때 봉어관이 황귀비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주상께 일의 처리를 황귀비께서 보고드려야 합니다.”

황귀비는 주왕에게 가서 천천히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강황후는 끝내 자신이 무고함을 주장했고 자백하지 않았기에 어명대로 눈알을 하나 도려내어 여기 가져왔나이다.”

그녀는 작은 함에 담긴 황후의 오른 눈알을 주상에게 내밀었다. 주왕 역시 막상 황후의 눈알을 보니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그래도 몇 년을 사랑해온 여인이 아니던가? 어쩌다가 일이 여기까지 왔는가?’

주왕은 달기를 보며 책망하듯 말했다.

“내가 경솔하게 자네 말을 들어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구나! 만약 이번 일로 백관이 짐에게 성토라도 한다면 이를 어쩐단 말이냐?”

주왕의 곁에 부복하고 있던 우혼이 나섰다.

“이제 일이 커졌습니다. 자기 딸 강황후에게 이런 형벌이 내려진 것을 동백후 강환초가 알게 된다면 그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는 자기 짝패였던 염중이 자기와 의논도 없이 이번 일을 모사했다는 것이 매우 괘씸했던 터라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주왕은 달기에게 물었다.

“이 일을 어찌 타개해야겠는가?”

“사실 어렵게 보면 한없이 어렵게 꼬이는 법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대담하게 천자다운 자세로 일을 차고 나가야 할 줄 아옵니다.”

“하면?”

“그녀는 정말로 눈을 도려낼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이제는 두려움이 엄습했겠지요? 고통이 조금만 더 주어지면 황후는 자백할 것입니다. 주상께서는 이럴 때를 대비하여 포락이라는 영명한 형구를 만들어 두셨잖습니까? 이번에도 자백의 기회를 주되 자백하지 않으면 열손가락을 포락으로 지지도록 합니다. 손가락은 가장 고통이 심한 곳이라 그게 타들어가면 세상에 없는 죄도 그 뿌리까지 발설하게 마련입니다.”

“허어! 황귀비에 따르면 황후는 이번 반역과 무관하다고 하는데…그렇게 가중 처벌을 하면 백관들이 인정할까?”

“폐하! 지금 호랑이 등에 올라타신 지금 나약해지시면 천하만민이 달려들어 전하의 살을 물어뜯고 피를 빨아먹으러 들 것입니다. 지금이 차라리 기회입니다. 왕권의 지엄함을 천하에 보이소서! 신첩도 다 생각이 있사옵니다.”

“으으으으…………………”

꾹 다문 황후의 입술 사이로 어쩔 수 없이 애잔한 신음소리가 토해졌다. 그녀의 열손가락은 시뻘겋게 달궈진 포락에 붙들어 매어지면서 화로에 닿은 얼음 녹듯이 타들어가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손가락 뼈가 타서 터지는 소리가 몇차례 들리더니 마침내 황후는 의식을 잃고 뒤로 넘어가고 말았다.

주왕은 그 장면을 찌푸린 눈으로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달기는 그 뒤 주렴 뒤에서 코를 조금 벌름거리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가 곁에 있던 곤연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너도 참기 힘드냐? 사람 살 타는 냄새는 정말 나를 흥분시킨다는 말이다! 그것도 황후! 황후의 손가락 타는 냄새라니…”

“달기언니! 지금 그 살냄새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지! 주상에게 다음 대안을 제시해야지?”

달기는 앞으로 몇 걸음 걸어나와 주왕의 귀에 대고 말했다.

“참으로 독한 여자입니다. 이제 도저히 발뺌 할 수 없도록 자객 강환과 대질심문을 시키셔야 합니다. 그러면 명백히 진실이 밝혀지고 말 것 입니다.”

그 말을 현장에서 들은 황귀비는 옥에 갇혀 있는 강환에게 달려갔다. 그래서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 말했다.

“강환! 잘 들어라. 네가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몰라도 우리 아무 죄 없는 황후가 눈이 도려내지고 열 손가락이 사라졌다. 이러고 네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누군가 네게 부귀영화를 약조하더냐? 너도 머리가 있다면 생각해보라. 너는 내일 황후와 대질하여 황후가 역적의 수괴라고 불게 되면 이제 쓰임새가 다했으니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다.”

강환은 갑자기 불안해졌는지 떨면서 말했다.

“소인도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어떡하면 되겠습니까?”

“내일 대질심문 자리에서 너의 한마디 자백이 중요하다. 세상을 바로잡고 너 자신도 살아날 수 있는 계책을 알려주마.”

강환은 어린애처럼 눈물이 어룽어룽한 채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내일 너를 사주한 자가 누구냐-라고 물을 때! 소달기라고 대답하라! 그러면 소달기의 심문은 내가 하게 될 것이니 모든 더러워지고 잘못된 것은 일거에 바로 잡힐 수 있다. 네가 비록 황후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고는 하나 그 죄는 모두 소달기에게 쏟아지게 될 것이고 넌 어쩌면 천하를 구한 의로움으로 그것을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 후에 너의 생명은 나 황귀비가 보장하마! 너도 무인 아니냐? 나 역시 허튼 소린 하지 않는 무인의 집안 사람이다.”

“말씀대로 하리이다! 반드시 그리 말하리다!”

정신이 나간 주왕 앞에. 정신 차린 강환의 자백이 판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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