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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모자결별(母子訣別)... 죽음 앞둔 눈물의 이별

문화부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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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著: 육서성 
演記: 한치선(타타오)    

[SOH] (전편에 이어) 다음날 거의 초죽음이 된 강황후와 강환은 대질심문을 앞두고 있었다.

왕자들이 머무는 동궁을 담당하는 태감 양용-그는 그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두 왕자를 향해 달려갔다. 형 은교는 14세, 동생 은홍은 12세였는데 그들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까맣게 모른 채 동궁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다. 양용은 달려와 소리쳤다.

“전하! 지금 바둑 두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얼른 납셔야 합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나 이 바둑은 마치고 하십시다.”

그 말에 양용은 바둑판을 뒤엎어 버렸고 놀란 왕자들은 벌떡 일어섰다.

“아니 이게 무슨 무엄한 짓이오?”

양용은 그들 앞에 엎드려 통곡을 하면서 말했다.

“황후마마께서 반역이라는 모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눈이 하나 뽑히고 손가락을 지지는 포락형을 받으시어 지금 거의 기절상태이온데 자객과 대질심문을 하러 가시옵니다. 두분 전하께서 어서 가시어 힘이 되어 주소서!”

은교와 은홍은 순간 머리털이 곤두서며 눈이 충혈된 채로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궁의 전각을 향해 내달렸다.

가서 이르러 보니 어머니 강황후가 얼굴을 비롯하여 온몸이 피곤죽이 되어 자그마한 나무의자에 묶여 기대 있었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어마마마!” 두 왕자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머니의 손을 잡으려다가 그 손가락마저 전부 타고 문들어 없어진 것을 보고는 경악을 하여 부들부들 떨었다.

은교는 울먹이며 여쭈었다.

“누구입니까? 어떤 것이 어머니 황후를 이렇게 한 것입니까?”

그때 심문을 진행하는 황귀비가 말했다.

“두분 전하는 물러서시오. 지금 어지에 따라 심문하는 중이니 모든 포한은 그 후에 푸셔야 합니다.”

은교는 엄하게 말하는 황귀비를 노려보았지만 황귀비는 말을 이었다.

“먼저 죄인 강환에게 묻겠다. 일전에 오문밖에서 무엇이라 자백했건 지금 그것을 묻지는 않겠다. 누구의 사주를 받고 그런 짓을 했느냐?”

은교의 귀에는 그 소리가 아득하여 들리지 않았고 다만 강환이 어머니를 누명 씌운 그 자객이라는 것만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강환을 노려보며 다가서는데 강환은 두려움에 질려 입을 벌리고 머뭇거릴 뿐이었다. 은교는 옆에 있던 병졸의 칼을 잡아뽑아 강환에게 달려들었다. 

“이 도적놈아! 감히 네가 국모를 음해했단 말이냐? 내 손에 죽어랏!”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그 칼은 강환의 목을 내리치고 말았으며 그의 목은 허무하게 굴러 떨어져 피를 뿜어 댔다. 황귀비는 당황하여 은교에게 소리쳤다.

“무슨 짓이요? 진짜 괴수는 따로 있는 것을!”

은교가 핏발 선 눈을 하고 황귀비를 보는데 의식이 없던 강황후가 아들들의 기척을 듣고는 한쪽 눈을 뜨고 불렀다.

“아들아! 내가 마지막 남은 숨으로 너희를 보는 구나! 어미 원수를 갚을 생각이랑 말고 어서 궁을 떠나거라!”

황후는 손가락도 없는 두 팔로 두 아들을 끌어안고는 나직히 속삭였다.

“이것 하나만 기억해라! 원수는 달기 그년이다. 하지만 지금 절대 개죽음 당하지 말고 시급히 분초를 다투어…”

황후의 말이 마침내 끊어지더니 고개를 떨구었다. 마지막 토해낸 숨은 다시는 거두어지지 않고 허공을 아련하게 맴돌 뿐이었다.

“내 달기 이년을 반드시 죽이리라!”

은교는 눈이 뒤집혀 칼을 들고 수선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동생 은홍도 뒤를 따랐다.

분궁루에 이르자 조전 , 조뢰 두 장군이 그들을 막아섰다.

“무슨 일이옵니까? 여긴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썩 비켜라! 니들도 이 나라의 장군이냐? 저 안에서 천자를 홀리는 요괴가 있음에도 녹봉만 받아먹는 니들이 무사냐? 썩 비켜라!”

조전이 왕자들을 저지하고 있는 사이 조뢰는 수선궁으로 달려가 주왕에게 보고했다.

“두 왕자가 칼을 들고 여기로 들어오려 합니다!”

주왕은 풀어진 머리채를 한 채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왜?”

“다,달기 미인을 베겠다면서…”

주왕은 눈을 부릅 뜨고 말했다.

“이 역적 같은 것들! 지 어미가 짐을 죽이려했거늘 이제 그 자식들이 또 칼을 들고 달려 와? 시종관! 조전 조뢰 장군에게 용봉검을 주어 그 것들의 목을 치게 하라!”

시종관은 충격적인 어명에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하오나 어떻게 그런….폐하! 어찌 그런 명을 내리시옵니까?”

“그럼 짐을 죽이러 달려오는 저것들을 살려두란 말이냐? 조장군! 무엇하고 있느냐! 만일 그것들이 뒷날을 도모하고 어딘가로 숨어 기회를 노리기라도 한다면 짐은 평생 목에 서늘한 검기를 느끼며 살 것 아닌가? 그게 될 말이냐?”

조뢰가 용봉검을 받고도 머뭇거리는데 달기가 말했다.

“조장군! 어서 가서 재앙의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뭣하시오?”

그 순간 달기의 눈은 희번덕거리며 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환희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달기는 생각했다.

‘드디어 주나라의 왕실을 뿌리 채 뽑아버릴 수 있게 되었구나! 이제 거의 다 왔다!’

이때 은교 은홍은 조전 장군에게 가로막힌 채 들고 갔던 칼마저 빼앗기고 주저앉았다. 은교는 분을 못이겨 씩씩거리다가 조뢰장군이 용봉검을 받들고 달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조뢰가 소리쳤다.

“거기 두 왕자를 붙들어두게 조전장군!”

은교는 바야흐로 분노의 불은 식어가고 죽음의 두려움이 쭈뼛 올라옴을 느끼고는 일어섰다. 

그리고 동생 은홍의 손을 잡고 가려는데 조전의 손이 동생의 어깨를 잡는 것을 보고는 사정없이 깨물었다. 조전이 비명을 지르며 손을 떼자 두 왕자는 정신없이 어디론가 달려갔다.

조전과 조뢰 장군은 용봉검을 들고 서궁으로 쳐들어가 황 귀비 앞에 이르렀다.

“당신들은 또 무엇하러 이 서궁에 온 것인가?”

황귀비의 물음에 조뢰가 답했다.

“두분 왕자는 황제가 계신 곳으로 칼을 겨누어 패륜과 반역을 저질렀습니다. 하여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어 두 분 왕자의 수급(首級)을 취하고자 하옵니다!”

황귀비는 날선 눈을 하고 앙칼지게 소리쳤다.

“이 못난 사람들아! 왕자들은 아까 서궁을 나갔지 않은가? 지금이라면 당연히 그분들의 거처인 동궁에 가서 찾아야지. 여인들만 거하는 이 곳에 남정네들이 웬 말인가? 너희들이 감히 나 황 귀비를 농락이라도 하러 온 것인가?”

조전 조뢰는 간담이 서늘하여 연신 고개를 숙이고서는 바삐 그곳을 벗어나서 동궁을 향했다.

그 사이 황귀비는 밀실에 숨겼던 두 왕자에게 가서 말했다.

“이 서궁은 수시로 관리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두분 왕자를 오래 지킬 수는 없으니 일단 형경궁의 양귀비께 가서 하루 이틀이라도 몸을 의탁하시오. 그리고 대신들이 일제히 간언을 하게 되면 그때는 다시 상황을 보십시다.”

두 왕자는 엎으려 울며 애간장이 끊어질 듯 말했다.

“귀비마마! 이 은혜를 어찌 갚으리이까? 다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시신이 이슬을 맞고 계시온즉, 마마께서 우릴 대신하여 판자로라도 시신을 가릴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그 일은 내가 처리하겠소! 두분 왕자는 어서 가시오! 지금 목숨이 촌각에 달렸으니 어서!”

두 왕자가 현경궁에 이르니 마침 강황후의 소식을 기다리던 양귀비는 문에 기대어 서 있다가 깜짝 놀라 물었다. 

“두 분 전하! 황후는 어찌 되시었소? 그리고 전하의 소매에 그 피는 무엇이오?”

은교와 은홍은 양귀비에게 울먹이며 상황을 밝히었고 양귀비 또한 듣노라니 눈물이 줄줄 쏟아지며 오열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저만치서 말발굽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을 타고 달려오는 두 사람이 보였으니 바로 조전 조뢰 장군이었다.

양귀비는 얼른 두 왕자를 문 뒤로 숨게 하고 정문을 버티고 서서 두 장군을 세우고는 소리쳤다.

“현경궁 관리는 어디 있느냐? 이 두 무뢰한이 백주 대낮에 현경궁을 범하려 하니 당장 잡아들여라!

“귀비 마마! 우리는 어명을 받들고 두 왕자를 찾아온 것이옵니다. 지금 천자가 내린 용봉검을 뫼시고 있는 터라 예를 갖추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무어라? 두분 왕자를 찾는다면 당연히 동궁을 가야지 여기서 무슨 분향내를 맡겠다고 현경궁을 뒤진단 말이냐? 썩 꺼지지 못할까!!”

조전이 버티고 서서 물었다.

“동궁은 이미 들렀으나 거기에는 개미 한 마리 없었습니다. 만약에 차후에라도 귀비께서 왕자들을 숨겨주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어찌 책임을 지시렵니까?”

“터진 입이라고 함부로 뱉어내는가? 내가 귀비로써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이지? 이봐라! 그 칼을 가져오라!” 양귀비는 궁문지기에게 칼을 빼앗듯이 들고는 두 장군을 향해 겨누었다.

“황제의 비는 예로부터 순결과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바! 이제 이 두 털북숭이 무인들에게 이런 모욕을 받았으니 내 저들을 가만 두지 않으리라!”

양귀비의 서슬에 두 장군은 슬슬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만일 현경궁을 뒤져서 왕자들이 나오지 않으면 그들은 나중에라도 서궁에 끌려가 손목이 잘리는 형벌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후퇴를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수선궁으로 돌아가 황제에게 일단 보고를 한 후 조치를 받기로 하고 물러섰다.

그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본 양귀비는 문 안으로 들어가 두 왕자의 손을 잡고 울며 말했다.

“두분 왕자님은 여기가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지금 두 분은 구간전에 가보십시오. 조회를 한 문무대신들이 모두 흩어지지는 않을 시간입니다. 승상 비간이나 미자. 기자. 미자계, 또는 무성왕 황비호를 만나게 되면 사정을 밝히시어 보호를 요청하소서!”

두 왕자는 고개 숙여 양귀비에게 감사를 드리고 불안에 떨며 작별했다.

양귀비는 두 왕자가 떠난 후 혼자 탄식을 하며 주저앉았다.

“강황후가 모함에 빠져 이런 흉험한 꼴을 당했는데 우리 비빈이야 무슨 일을 또 겪을 것인가? 더구나 잠시 후면 내가 어명을 받고 온 두 장군마저 속여 왕자들을 빼돌린 것이 다 밝혀질 것이니 나는 어떤 참형을 받을 것인지. 더구나 난 저런 혼군을 모시고 몇 년을 살았건만 아들도 딸도 하나 못 가졌으니…하긴 말해 무엇하리! 지금 자신의 두 아들마저 죽이겠다고 설치는 판인데…내게는 일말의 빛조차도 있을 리가 없구나!”

양귀비는 궁궐 어둑한 곳으로 가서 스스로 목을 매고 말았다.

궁인에 의해 그녀의 죽음이 수선궁에 보고되었다. 주왕은 그 소식을 듣자 머릿속에 실타래가 얽힌 느낌을 받고 관자노리를 감싸 쥐더니 문득 생각난듯 물었다.

“아! 황귀비! 강황후는 어찌 되었는가?”

황귀비는 속에서 천불이 치밀어 올라옴을 느끼며 눈에 핏발을 세우고는 말했다.

“황후는 폐하가 바라시는 대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큰 소리로 외치셨지요.”

“뭐라 하던가? 그대로 옮겨보라!”

황귀비는 입술에 피가 맺히도록 깨물더니 마치 접신이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

“신첩은 폐하를 십육년이나 모셨으며 아들 둘을 낳아드렸고 밤낮 나태한 적 없으며 그 흔한 질투마저도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지옥의 요괴인지 첩을 모함하여 되도 않을 누명을 씌웠고 신첩은 눈을 뽑히고 열손가락을 지짐을 당했습니다! 이 몸 죽고 나서도 금수만도 못할 것이며 이 억울함 하늘을 찌르오나 누구에게 호소할 수도 없소이다! 다만 후세에는 응당 공론(公論)이 있을 것입니다!”

“귀비는 왜 짐에게 소릴 지르는가?”

“첩은 황후가 마지막 낸 육성을 그대로 전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황후께선 숨을 거두셨습니다.”

주왕은 한숨을 쉬고는 백호전에 명하여 황후의 장례를 치르게 하는데 조전 조뢰 장군이 들어와서 보고의 예를 갖추었다.
“태자들을 찾았는가?”

“서궁, 동궁, 현경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사옵니다.”

“아니 어디로 사라졌다는 말인가?”

그때 달기가 말했다.

“두분 왕자는 분명 대전으로 갔을 것입니다. 어느 대신이든 붙들고 자신들을 구해달라고 매달리겠지요.”
주왕은 끄덕거리더니 말했다.

“대전으로 가서 왕자들을 찾아라! 쥐구멍 하나라도 뒤져서 반드시 찾아야 한다!”

■ 백관호저(百官護儲)... 대신들, 두 왕자의 목숨을 지키려 뜻을 모으다

장조전에서는 문무백관이 조회를 마치고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다. 황후의 심문 결과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비호는 누군가 다급한 발자국으로 병풍 뒤에 숨는 기척을 느꼈고 조용히 다가서서 병풍을 제꼈다. 거기에는 두 왕자가 손도 입도 피투성이가 된 채 울먹이고 있었다. 

“아니! 두분 왕자님 아니시오? 여기서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문무백관들은 모두들 그쪽으로 모여들며 수런거렸다.

은교는 황비호의 발목을 잡으면서 울음 섞어 말했다.

“황후마마가, 아니 어머니가 심문도 시작하기 전에 형벌의 여파로 돌아가셨습니다!”

“뭐,뭐라고요? 어떻게 그런 일이..!”

“그리고 어머니께 죄를 뒤집어 씌운 자객을 제가 베어버렸고 내친 김에 수선궁으로 달기 그년을 죽이러 가다가 역부족으로 이렇게 쫓겨왔습니다. 황장군! 제발 우릴 살려주세요! 죽는 거야 두렵지 않지만 어머니의 한을 풀지 못하면 어머니도 우리도 차마 눈을 못 감을 것입니다. 부디…우리가 후일을 도모하여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세요!”

수상인 비간이 좌중을 향해 말했다.

“국모가 무고를 당하여 돌아가신 지금 우리가 어찌 그냥 앉아서 보고 있겠소이까? 종과 북을 쳐서 천자께서 대전에 오르시게 하고 그, 일의 진위에 대해 밝히고 배후를 찾아 황후의 억울함을 밝힙시다!”

그때 동국 태감인 양임이 소리 높여 나섰다.

“수상어른의 말씀 지당하기는 하오나 대신들은 말씀해보시오! 그렇게 상식적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오늘 두분 왕자전하의 목숨을 보장하실 수 있겠소이까? 제가 보기에는 이미 어지를 받들어 조전 조뢰 장군들이 용봉검을 들고 왕자들을 찾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여기 대전으로 달려오고 있겠지요. 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왕자들의 수급을 베어가지고 돌아가려 할텐데 누가 이 나라의 후사를 보존할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말이 백번 지당한지라 아무도 선뜻 답을 못하고 탄식을 하는 소리만 이따금 들려올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 누구도 어지를 거슬려 왕자들을 비호할 수 없었기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왕은 무도하여 충신을 죽이고 황후를 죽였으며 이제 왕자전하들까지 죽이려하니 삼강오륜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것이 천자라는 자의 제 정신이란 말인가! 우리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모두들 바라보니 방필, 방상 형제 무관이었다. 거대한 몸집의 두 형제 중 방필이 은교를 번쩍 안고 방상은 은홍을 안은 채 이어 말했다.

“오늘 우리는 두분 전하를 보호하고 동로로 가서 군대를 빌릴 것이오! 그리고 돌아와 이 어리석은 임금을 제거하고 다시 성탕(成湯)의 후사를 잇겠소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조가에 반역하노라!”

그들의 사자후는 대전을 쩌렁하게 울렸으며 모두들 어리둥절하며 그들을 보고 있느데 그들은 두 왕자를 안고는 신속하게 궁을 빠져나갔으며 몇몇 막으려는 자들을 강력한 힘으로 검불 치우듯  집어던져버렸다. 승상 비간이 황비호에게 와서 물었다.

“황대인! 지금 방필 방상이 모반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소? 왜 보고만 계시오?”

황비호가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하는데 그 안에는 울분이 비쳤다.

“이 많은 백관 중에 저 방 형제 같은 사람이 한 분도 없다는 게 애석할 따름입니다. 저들은 거칠고 경솔한 사람들이긴 하나 그래도 국모가 억울하게 돌아가심을 참지 못하고, 또 이 나라의 왕자들이 이어 죽임을 당할 수 있음을 보고 분연히 행동에 나선 것 아닙니까? 지금 저들을 잡아오면 분명 왕자님들은 죽습니다. 그리고 여러 귀비나 신하들도 연쇄적으로 피바람이 불겠지요.”

바람 앞에 등불과 같은 두 왕자의 운명-누가 있어 구할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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