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경북 봉화군이 추진하는 3천476억 원 규모의 ‘K-베트남 밸리’ 사업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성립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주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 재정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봉화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및 관련 사업 폐지에 관한 청원’은 최종 5만1104명의 동의를 얻어 마감됐다. 이는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에 필요한 5만 명을 1104명 초과한 수치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식 청원으로 성립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를 밟는다. 이후 청원심사소위원회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본회의에 부의되며 국회 의결에 따라 정부로 이송될 수 있다. 다만 청원 성립이 곧바로 사업 폐지나 특구 지정 취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봉화군은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을 받아 2030년까지 국비 1051억 원, 도비 277억 원, 군비 1701억 원, 민간투자 447억 원 등 총 347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군비가 전체의 약 49%를 차지한다.
중기부 지역특화발전특구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역특구법’에 규정된 130개 규제특례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2004년 도입됐으며 현재 전국 135개 시·군·구에서 171개 특구가 운영되고 있다. 지방정부가 특화계획을 수립해 중기부에 신청하면 관계 부처 협의와 특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된다.
봉화 K-베트남 밸리특구에는 10건의 규제특례가 적용된다. 출입국관리법 특례를 통해 외국인 종사자의 체류를 지원하고, 지방재정법상 투자심사를 일부 제외한다. 또 주택법에 따른 주택공급 기준 완화, 국토계획법상 도시·군관리계획 의제 및 절차 간소화, 토지보상법상 토지 수용·사용 특례 등도 함께 적용된다.
■ "청년 일자리·주거와 생활 기반 확충이 우선"
청원인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봉화군이 대규모 관광개발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년 일자리와 주거, 의료·교통 인프라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 재정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며 사업의 경제성과 향후 시설 유지·관리비 부담에 대한 검토를 요구했다.
현재 봉화군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전국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최근 정부의 인구감소지역 재지정 평가에서도 여전히 심각한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된 상태다. 특히 고령화율이 극도로 높고 청년 유출이 지속되면서,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지원 없이는 자체적인 재정 유지가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청원인 측은 군비가 절반 가까이 투입되는 관광 사업보다는, 당장 지역에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구 유출을 막을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봉화군은 고려시대 베트남 리 왕조 후손들이 봉화에 정착한 800년 역사적 인연을 활용해 한·베트남 문화교류와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관광객과 생활인구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최기영 봉화군수는 이 사업의 국가사업화를 주요 군정 과제로 내걸고, 국비 확보와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대구일보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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