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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을 장악한 보시라이

편집부  |  201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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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1989년부터 1992년까지 보시라이는 다롄시장 웨이푸하이(魏富海)의 비서로 있었다. 그의 경쟁자는 실권파인 상무 부시장 궁밍청(宮明程)과 탕치순(唐啟舜)이었다.

 

보시라이는 먼저 탕치순을 제거하기 위해 손을 썼다. 그는 심복을 시켜 성과 기율검사위원회에 탕치순이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투고를 여러 차례 보냈다. 또 다롄 개발구에 유치한 중국-프랑스 합자 정유공장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탕치순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탕치순은 분을 참지 못하고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 사망했다. 그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해 반나절이 지나서야 눈을 감길 수 있었다고 전한다. 당시 보시라이는 병실에 있는 탕치순을 체포하기 위해 영장을 지니고 있다가 사망 소식을 듣고 찢어버렸다.


이와 동시에 보시라이는 삼국연의의 합종연횡(縱連橫術)을 응용해 위안(袁)부시장을 끌어들였다. 당시 다롄 춘하이 열병합발전소 지도자로 있던 위안 부시장의 딸이 남성 상사와 갈등 끝에 그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열 살도 안 되는 딸을 남겨 둔 채 발생한 갑작스런 사건이었다. 보시라이는 즉시 구카이라이와 함께 위안 부시장을 방문해 손녀를 수양딸로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다. 위안 부시장은 크게 감동해 수양 의식을 치렀고, 다롄 시내가 떠들썩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하지만 수년 후 보시라이가 탄탄대로를 걷게 되자 이 일은 흐지부지됐다. 보시라이가 이 일로 얻은 이득은 실로 컸다.


다음 목표는 궁밍청이었다. 보시라이는 사람을 시켜 중국기율검사위원회에 궁밍청의 수뢰 문제를 신고했다. 궁밍청은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보시라이를 막는다면 뒤끝이 좋지 않을 것을 알고, 스스로 부시장에서 물러나 한 기업체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먼 곳의 힘을 빌려 가까운 곳을 공격하는 보시라이의 수법에 정적이 하나둘씩 사라졌고, 1992년 마침내 다롄시위 부서기 및 부시장을 겸직하게 된다. 다롄 역사상 당과 행정부를 동시에 맡은 일은 드문 일이었고, 보시라이는 이때부터 안심하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했다.


중도에는 순조롭지 못한 일도 있었다. 시장을 뽑는 다롄 제 11기 인민대표대회기간에 전단지가 살포됐다. 전단지에는 ‘대리 시장직을 맡고 있는 보시라이가 다롄의 토지를 베이징의 권력층과 업자들에게 팔아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 ‘보시라이는 꽃이나 심으면서 실질적인 일은 하지 않으며 허위 날조로 상하를 속이고 있다’고 씌어 있었다. 전단지에 실린 만평에는 큰 자루를 진 보시라이가 땀을 흘리면서 달리는 모습으로 잡상인을 닮은 모습이었다. 만평에는 ‘보시라이가 다롄 전체를 팔아버렸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국안 특무는 이 사실을 즉시 보시라이에게 보고했고, 진노한 그는 전단지를 만들어 뿌린 사람을 찾아내라고 명했다. 그러나 누구의 소행인지 밝히지 못했다. 보시라이는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부지런히 금품 살포와 협박, 그리고 식사 대접을 했다. 투표에 참여한 인민대표는 이미 보시라이가 매수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투표 결과 보시라이는 과반수인 411표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보시라이는 이 숫자가 다롄시 지역번호 0411과 같다며 하늘의 뜻으로 민의가 자신을 지지하는 상징이며 스스로 부족함이 없다는 자아도취에 빠져 더욱 거리낌이 없었다.


전 홍콩 문회보 동북지사장 장웨이핑은 보시라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서 체포됐다. 그는 출소 후 캐나다로 망명해 보시라이의 실상을 폭로한 칼럼을 썼다. 그가 ‘열 가지 괴이한 일’이라고 언급한 사건에는 탈세의 달인 류 모씨가 세무국 서기로 발탁된 일, 요리사가 안전국 국장으로 발탁되거나, 모델학교가 진스탄 관리위원회를 장악하고, 청청이라는 외지인이 정법위 서기로 발탁된 일, 판모씨의 토목건축 비리 그리고 다롄 순경지대 펑정위가 도박으로 2천만위안을 챙겨 보시라이에게 건넨 일 등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는 보시라이의 위법 행위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처커민(車克民)은 해군에서 퇴역한 후 진현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는 보시라이의 출세를 짐작하고 충성을 맹세한다. 보시라이의 운전기사이자 요리사로서, 보시라이 자녀의 잔심부름까지 도맡은 그는 집에 들어가는 날이 드물었고 결국 아내와 이혼까지 했다. 다롄 사람들은 처커민을 ‘보씨 집안 대집사’라고 불렀고, 보시라이의 가장 든든한 심복이었다.


보시라이는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직위에 처커민을 앉히고 싶었다. 처커민을 공산당 교육기관인 당교에 보내 졸업증을 따게 했고, 다롄 국가안전국 국장에 임명하려 했다. 그러나 인민대표대회의 반대로 무산되자, 다른 인물을 허수아비 국장으로 앉히고 처커민을 국가안전국 당위서기로 임명해 실권을 휘두르게 했다. 당위서기 임명은 인민대표대회의 비준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처커민은 국안 당위서기에 오르자마자 보시라이의 정적을 제거하고 언론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보시라이는 국안을 첩보 기구처럼 사적으로 활용했다. 밀정을 곳곳에 심어 반대 세력을 감시했고, 비판 보도를 한 기자를 체포했다. 1년도 안 돼 처커민은 류샤오빈(劉曉濱) 사건과 둥원리(董文利)사건 그리고 텐텐위깡(天天漁港) 사건, 다롄일보 사건 등 수십 개의 사건을 통해 보시라이에게 복종하지 않는 세력을 제압해 나갔다. 장웨이핑도 이때 체포됐다. 표면적으로는 국안이 주도한 것이지만, 보시라이의 배후 조종이 있었다. 당시 전화 도청으로 부당 이득을 챙기는 등, 다롄 전체가 공포에 빠져들었다.

 

당시 처커민은 보시라이가 베이징에서 주요 인사들과 자주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보시라이가 초청하면 제 시간에 도착했지만, 유독 현재 중공 최고 지도자 후진타오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롄시 시장과 시위원회 부서기가 된 보시라이는 청사에 입주한 후 면접실에 철제 난간을 설치해 국민과 시 정부의 소통을 단절했다. 오성홍기를 청사에 게양한다는 이유로 군인을 불러 24시간 보초를 서게 했다. 청사 서쪽에는 망루를 설치해 경비 태세를 강화했고, 개조한 경찰차를 배치해 방문객을 감시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케 했다.


언론을 통제하고 여론을 좌우하기 위해 보시라이는 다롄 언론계를 장악했다. 장웨이핑에 따르면, 어느 해엔가는 설날을 앞두고 보시라이는 갑자기 기자들을 초청해 식사를 하자고 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약속 장소에 나타난 보시라이는 경제일보(經濟日報)에게 금싸라기 땅에 건축 허가를 내줘 부동산 투자도 할 수 있게 해줬는데 섭섭하다며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그것은 장웨이핑의 ‘다롄에서 모종의 냄새가 난다’는 기사에 대한 경고이자 압력이었다. 이에 앞서 신화사는 보시라이의 업적을 극찬하는 보도를 한 뒤 목 좋은 곳에 땅을 얻은 바 있고, 신화사의 한 인사는 모 건설회사와 합작해 투자금 없이도 이윤을 공동으로 나누기도 했다.

 

이 같은 언론 부패가 보시라이 통치하에서는 번번이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다롄이 개혁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보시라이가 탁월한 정치인으로 칭송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신기원 전재]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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