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캄보디아에서 중국인 집단이 주도하는 외국인 납치·폭행 범죄가 심각한 가운데, 현지에서 장기 밀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동아일보’ 등이 보도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진이 지난 4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선 최근 11년(2012∼2022년)간 최소 10건의 장기 밀매 중개 사건이 드러나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 등에 이어 7위를 차지했다. 캄보디아는 이전(2000∼2011년)엔 전혀 등장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국제 장기 밀매 시장의 새로운 브로커 허브 국가로 부상했다.
2023년 7월 인도네시아 경찰은 자국민 122명을 프놈펜으로 유인해 콩팥을 각 9000달러(약 1290만 원)에 밀매한 일당 12명을 체포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고수입 일자리’로 유인한 가짜 구인광고에 속아 현지로 간 뒤 납치·감금 당했고 장기 적출을 강요당했다.
같은 해 베트남 호찌민 법원도 캄보디아에서 장기 매매를 주선한 일당 8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부패한 사법 구조와 느슨한 국경 관리가 밀매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인접국보다 국경 관리가 허술해 밀매 세력이 들어오기 쉽고, 불법 시술이 이뤄져도 단속 권한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캄보디아는 2011년 이전까지만 해도 장기 밀매 ‘청정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기존 주요 국가들의 단속 강화로 밀매 거점이 이동하면서 현재는 주요 범죄 거점으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고난도의 이식술을 자체적으로 갖추지 못한 캄보디아가 장기 매매의 허브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있다고 분석한다.
김황호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 이사는 “중국은 수년간 의료 일대일로를 통해 캄보디아 병원에 기술 제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장기 밀매 거점으로 꼽히는 캄보디아 병원 상당수는 2010년대 중국의 자금과 기술 지원으로 세워졌으며, 중국 의료진이 파견돼 장기이식 기술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현지 교민들은 한국인 피해자 중 일부가 장기 밀매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프놈펜 교민 한 명은 동아일보에 "웬치(범죄단지)에 납치된 한국인이 장기매매에 이용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민은 "지인은 이식받은 장기가 자연사한 시신에서 적출된 것이란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누구나 그 출처를 의심한다"면서 "콩팥 하나에 5000만원, 안구도 그 정도 한다"고 했다.
최근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22)가 캄보디아 내 중국인 집단이 주도하는 범죄단지’에 감금됐다가 고문 끝에 숨지는 등 현지 납치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현지에서 실종된 채 생사를 알 수 없는 한국인이 80명이 넘는 만큼, 강제 장기 적출 실태도 폭넓게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 매매는 해외에서 이뤄져도 국내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된다. 특히 불법 이식 장기는 공여자의 건강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이식 이후에도 공여자가 가진 질병이 옮겨올 수 있고,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